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18일 첫 TV토론회에서 현재의 침체된 경제 상황의 원인을 두고 현격한 인식차를 보이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 후보가 윤석열정부의 실정과 12·3 비상계엄에 책임을 물은 반면 김 후보는 민주당의 ‘정부 발목잡기’를 탓했다.
이 후보는 서울 마포구 SBS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TV토론회에서 김 후보를 겨냥해 “대한민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 0% 성장(을 하고 있다.) 이렇게 된 데 대해서 국민의힘 책임, 윤석열정권 주무 장관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거나 죄송하다는 생각이 안 드나”고 물었다.
김 후보는 “매우 죄송하게 생각하고 어려운 점도 많다”면서도 “이 후보의 책임도 매우 크다”고 응수했다. 김 후보는 “우리(정부)가 뭘 하려고 하면 (이 후보와 민주당이) 전부 반대를 한다. 그러니 경제가 살아날 길이 없다”고 토로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이 추진했지만 윤석열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했던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처벌법, 그리고 윤석열정부가 추진했지만 민주당이 막아섰던 반도체특별법을 예로 들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지난 3년 동안 민주당이 뭘 하려고 하면 정부가 다 반대했지, 정부가 하려고 하면 민주당이 막았던 건 별로 없다”고 맞섰다. 김 후보는 “국무총리, 대통령, 경제부총리를 다 탄핵하고 우리가 하자는 법안들은 그동안 얼마나 많이 안 해주셨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계엄이 이 나라 경제에 비수를 꽂았다는 사실, 자영업자·소상공인, 관광, 소비, 투자 모든 흐름을 끊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냐”고 김 후보에게 따져물었다. 권 후보는 이어 “윤석열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다. 무슨 자격으로 여기에 나왔나. 내란을 옹호하고 윤석열을 비호한 사람을 국민 여러분이 퇴출시켜 주시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말씀이 과하다”며 “윤 전 대통령의 계엄은 잘못됐고, 제가 알았다면 당연히 말렸겠다”면서도 “그에 못지않게 또 계속 (민주당이 주도한) 탄핵 같은 많은 어려운 때문에 (경기가 어려워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후보들 간 계엄 책임론을 두고 감정이 격해지자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이거 경제 토론 아니냐”고 사회자에게 중재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는 “권 후보의 마음은 ‘내란 때문에 경제가 이렇게 나빠졌다. 책임을 명확하게 해야 그 다음 해결책이 생기지 않느냐’는 뜻으로 저는 이해했다. 공감이 된다”고 권 후보를 거들었다.
정현수 정우진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