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플렉스 시즌6] 원하는 배우자 덕목 최종 선택은… 원활한 대화·신앙·내면 가치였다

입력 2025-05-19 03:00

연애와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 나아가 부담으로 여겨지는 시대다. 교제와 관계를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할 여유도, 사람을 신뢰할 용기도 부족해진 사회에서 사랑은 점점 미뤄지고 포기된다. 그러나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경험은 인간 존재의 깊은 차원을 열어주는 통로다. 특히 하나님 사랑에 응답하며 살아가려는 크리스천 청년에게 사랑은 본질적이다.

크리스천 청년을 응원해 온 갓플렉스(God Flex)는 기독교 최대 인스타그램 계정인 ‘교회친구다모여(교친다)’, 크리스천 소개팅 커뮤니티 ‘러브 코이노니아’와 협력해 사랑과 연애를 향한 청년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봤다. 그 안엔 청년들의 현실적 욕구과 크리스천으로서의 본질을 향한 진심이 혼재돼 있었다.

갓플렉스는 지난 11일 ‘크리스천 연애 준비 키트’를 활용해 서울·경기권에서 신앙생활 중인 2030세대 청년 성도 100명(안산제일교회 시티미션교회 라이트하우스서울숲 선한목자교회 에드노스청년교회 각 20명)과 소그룹 교제를 나눴다. 키트는 청년들이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성찰하고, 건강한 연애를 할 준비가 됐는지 점검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질문으로 구성됐다.

그중 ‘내가 원하는 배우자의 속성’ 부문에선 7개 영역(가치관 경제 외모 성격 습관 신앙 관계) 안에 총 120가지 속성을 주고, 우선 20개 속성을 고르도록 한다. 그다음 2단계에선 20개 중 10개, 3단계에선 최종 5개를 선택해 적도록 했다. 갓플렉스는 응답 결과를 집계한 뒤 ‘심리학하는 교회언니 헵시바의 연애상담’(두란노)의 저자이자 크리스천 연애 상담 유튜버로 활동 중인 헵시바와 경향성을 분석했다.

직관적으로 20가지를 선택하는 1단계에선 ‘현실적 경제관념’을 꼽은 청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술 담배를 하지 않음’이 2위 ‘키가 큰’ ‘미소가 예쁜’과 같은 외모에 대한 속성과 ‘대화가 잘 통하는’ ‘유머 있는’ 같은 관계와 성격 속성이 공동 3위권을 이뤘다.

그런데 최종 선택지인 3단계까지 가니 순위가 역전됐다. ‘대화가 잘 통하는’이 1위에 올랐고 ‘비전과 가치관이 비슷한’ ‘사랑이 많은, 다정한’ ‘주일 성수’가 뒤를 이었다. ‘현실적 경제관념’은 5위권으로 내려앉았다.

헵시바는 “크리스천 청년들과 상담할 때 공통적으로 나오는 반응이 ‘교회에 신앙 좋은 남자는 많은데 경제적 관념을 갖춘 사람은 적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관념이 최종 선택에서 빠진 건 이를 기본적 조건으로 갖췄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것이지,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는 건 아니라는 의미”라며 “크리스천 청년들도 이 시대의 청년세대로서 현실적 고민을 안고 있지만 중심은 여전히 신앙과 내면 가치에 있음을 엿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종 선택지에서 ‘대화가 잘 통하는’이 1순위로 꼽힌 것에 대해서는 “SNS 등 소통창구의 다양화가 이뤄지면서 겉모습과 보여지는 것에 집중하는 세대지만 정작 내 속마음을 편하게 나눌 상대는 적다”며 “얇고 넓게 소통하다 보니 깊이 있게 소통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갈망이 큰 것”이라고 분석했다.

준비 키트 작성에 참여한 30대 청년 A씨는 “모태신앙으로 살아오면서 막연하게 신앙 좋은 배우자를 만나면 좋겠다고만 생각했지 만나고 싶은 배우자의 요소를 이렇게 세밀하게 고민해본 적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원하는 배우자 이상형을 찾는 것보다 내가 준비된 배우자가 되기 위해 해야 할 게 무엇인지 돌아보게 됐다”고 전했다.

준비 키트를 기획·제작한 황예찬 교친다 대표는 “연애 준비에 있어 가장 필요한 건 마음의 거울을 보듯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라며 “건강한 가정은 건강한 연애를 통해 이뤄지고 그 바탕은 하나님 안에서의 준비 과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갓플렉스는 오는 24일 안산제일교회(허요환 목사)에서 ‘청년, 사랑, 삶’(롬 5:8)을 주제로 집회를 연다.

최기영 유경진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