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51% 질주… 김문수 29% 고전

입력 2025-05-16 19:41 수정 2025-05-16 19:4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16일 전북 익산역 동부광장, 경기 수원 지동시장, 충남 천안 중앙시장에서 유세하며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를 불과 18일 남겨 둔 상황에서 과반 지지를 얻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라 공개됐다.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당내 경선 당시 경쟁자들의 지지율 합계 수준에 머물며 확장성을 보이지 못했다. 보수가 분열하는 동안 ‘이재명 독주’가 대세론으로 굳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16일 공개한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지난 13~1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에서 이재명 후보는 51%를 기록했다. 김 후보는 29%,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8%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이후 실시된 갤럽 자체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과반 지지율을 보인 건 처음이다.

이재명 후보는 대선 후보등록 전까지 30%대 박스권에 머물렀지만,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천장을 뚫고 올라섰다. 이날 함께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51.9%에 이르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대세론이 굳어가는 모습”이라며 “추세가 이어진다면 실제 선거에서 역대 최다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18대 대선 득표율(51.55%)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반면 김 후보는 지지율 정체에 빠졌다. 갤럽 측은 김 후보 지지율에 대해 “국민의힘 1차 경선 후보 4명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선호도의 합계”라고 분석했다. 당내 경선과 단일화 과정에서 빚어진 촌극으로 김 후보가 컨벤션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재명 후보의 ‘동진(東進) 전략’이 먹혀들면서 김 후보는 보수성향이 강한 영남권에서도 맥을 추지 못했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 김 후보 지지율은 39%로 41%를 얻은 이재명 후보에 뒤졌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에서도 48%에 그치며 과반 수성에 실패했다.

특히 보수 성향 응답자 중 김 후보를 지지한 비율은 58%에 그쳤다. 진보 성향 응답자 84%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김 후보가 중도 확장은커녕 보수 통합도 이뤄내지 못한 셈이다. 김 후보 측 김재원 비서실장은 YTN 라디오에서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에서의 부진은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윤재옥 총괄선대본부장은 선대위 소속 의원 전원에게 주말 동안 지역 현장을 돌라고 요청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보수진영 지지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며 “단일화 파동 등에 실망한 보수 유권자의 마음을 돌리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전북 전주 남천교 유세에서 기자들을 만나 “골프와 선거는 고개를 쳐들면 진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렇다”며 “겸손한 마음으로,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를 드리고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수 이동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