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이 보름여 앞이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역대 대선에선 투표일이 가까워지면 1, 2위 주자 간 격차가 한자릿수로 줄어든 경우가 많았는데 두 후보는 여전히 20% 포인트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김 후보와 당의 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갤럽이 1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51%, 김 후보는 29% 지지율을 보였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8%였다. 이날 나온 리얼미터 지지율 조사에서도 이 후보 51.9%, 김 후보 33.1%, 이준석 후보 6.6%였다. 그제 나온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사 조사에선 이 후보 49%, 김 후보 27%, 이준석 후보 7%였다. 특히 갤럽 조사에서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 지역의 김 후보 지지율은 48%(이 후보 34%)로 과반이 붕괴됐다.
김 후보의 저조한 지지율은 볼썽사나웠던 단일화 갈등에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 탈당 문제를 놓고 너무 오래 시간을 끌다 중도층은 물론 보수층까지 돌아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당내 인사들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설전을 벌이고, 다른 경선 주자들도 선거운동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등 당이 사분오열된 탓도 크다. ‘반(反)이재명’ 목소리 외 눈길을 끄는 공약이 없고 참신한 영입 인사가 없는 점도 지지율을 깎아먹은 요인이다. 국민의힘 사정이 이러니까 정치권에서 “이 후보는 가만히 있어도 당선되겠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100석이 넘는 큰 정당이 중요한 선거를 이렇게 무기력하게 치러선 안 된다. 대선은 결과 못지않게 과정이 중요하고 각 당과 후보가 치열하고 대등한 경쟁을 펼쳐야 선거가 끝났을 때 정치와 국정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특히 득표율 격차가 너무 크면 이긴 쪽은 오만해지기 십상이고, 진 쪽은 견제 세력으로서 존재감이 사라질 수 있다. 김 후보와 당이 빨리 전열을 가다듬어 대선다운 대선을 치러야 하는 이유다.
그러려면 김 후보와 국민의힘이 전 국민이 지켜볼 18일 첫 대선 TV토론 전까지는 ‘탄핵의 강’을 확실히 건너야 한다. 김 후보부터 계엄 세력이나 아스팔트 극우와 분명히 갈라서야 할 것이다. 당내 갈등도 빨리 수습하고, 상대의 약점을 들추기보다 자신들만의 국정운영 비전을 제시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렇듯 뭘 해야 할지 답이 다 나와 있는데도 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