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사진) 셀트리온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에 대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서 회장은 오히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이 성장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 회장은 15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미국 정부의 약가 인하 및 의약품 관세 부과 정책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과 그에 따른 준비 상황을 전했다. 서 회장은 “트럼프 정부의 약가 인하 추진과 의약품 관세 등 정책 변화로 영향을 받은 한국의 제약·바이오 기업은 거의 없는데 과도한 공포가 형성된 것 같다”며 “미국의 정책 변화는 한국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 회장은 약가 인하 추진 정책이 셀트리온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한다고도 했다. 그는 “미국 약가가 높은 건 제약사가 아니라 중간 유통 과정 문제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며 “이번 약가 인하 정책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 중간 유통 구조를 주요 타깃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간 유통 구조가 단순화되면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유리해진다”며 “셀트리온 입장에선 더 많은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미국 정부의 의약품 관세 부과에 대해서는 내년까지 영향받을 일이 없다고 단언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은 15~21개월 치 재고를 갖고 있어 어떤 발표가 나오든 최소한 내년 말까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서도 300만 바이알 수준의 완제의약품을 만들 수 있는 계약을 확보했다”고 자신했다.
서 회장은 올해 사업 전망에 대해선 “적어도 4조6000억에서 4조7000억원, 5조원 범위에서 매출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2038년까지 18개 제품을 추가해 총 40개 제품을 확보한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미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짓는 등 투자 진행 여부에 대해선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음 달 말까진 관련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결정 시기를 연말로 미뤘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