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공 DNA’ 살아난 전북 포옛호… 선두까지 넘본다

입력 2025-05-16 01:12
전북 현대 거스 포옛 감독이 지난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대전 하나 시티즌과의 경기 도중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가 거스 포옛 감독 체제에서 ‘전통 강호’ 명성을 되찾고 있다. 강등권에 머물렀던 지난 시즌과 달리 최근 공식전 11경기 무패 행진을 벌이며 리그 선두까지 노릴 태세다.

전북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코리아컵 대전 하나시티즌과 16강전에서 3대 2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2년 만에 대회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전북은 공식전 11경기 무패를 달리고 있다. 지난 3월 16일 포항 스틸러스와 K리그1 5라운드 경기부터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리그에선 9경기(6승 3무) 무패를 질주했고, 코리아컵에선 3라운드(안산 그리너스전 3대 0 승)에 이어 대전과 16강전까지 연승을 거뒀다.

무엇보다 리그에서 상승세를 굳혔다. 리그 9경기 무패를 달리는 동안 팀 순위는 10위에서 2위로 껑충 뛰었다. 현재 승점 25(7승4무2패·18득점)를 쌓아 선두 대전(승점 28·8승4무2패·21득점)과 승점 차를 3으로 좁혔다. 이번 주말 경기에서 다득점으로 승리할 경우 시즌 첫 선두 도약도 가능하다.

직전 시즌 팀에 드리웠던 그림자도 걷어냈다. K리그1 최다 우승팀(9회) 전북은 지난 시즌 10위로 최악의 성적을 냈다. 그러나 올해 포옛 감독 체제에서 강팀의 면모가 되살아나고 있다.

올 시즌 ‘커리어 하이’를 찍은 골잡이 전진우가 상승세의 선봉에 섰다. 전진우는 현재 리그 13경기에 출전해 8골로 득점왕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새 외국인 선수 콤파뇨도 11경기 5골로 득점 순위 6위에 오르며 K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득점 루트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우려도 있지만 올 시즌 리그에서 전북이 가장 매서운 발끝을 자랑하고 있다는 점엔 이견이 없다. 득점 순위표 여섯 손가락 안에 두 명의 선수가 이름을 올린 건 전북이 유일하다.

전북 특유의 ‘닥공 DNA’가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뒷문도 철저히 잠갔다. 전북은 현재 12팀 가운데 최소 실점(11실점)을 기록 중이다. 주전 골키퍼 송범근은 11라운드 FC서울전에서 무려 8개의 유효슈팅을 막아내는 선방쇼를 펼치며 라운드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다.

이번 주말 FC안양과 맞대결이 리그 선두 도약을 위한 분수령이다. 승격 팀 안양은 객관적인 전력상 전북에 밀리지만 끈질긴 정신력과 팀워크를 바탕으로 구단 첫 1부 무대에서 7위(승점 17·5승2무7패)를 유지하고 있다. 선두 대전은 18일 최하위 수원FC를 만나 7경기 연속 무패를 노린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