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우군 확보에 공들이는 시진핑

입력 2025-05-15 18:39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이 ‘미국의 뒷마당’ 라틴아메리카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중남미 국가들을 우군으로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공동체(CELAC) 포럼 제4차 장관급회의를 계기로 베이징을 방문한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정상과 13~14일 잇달아 정상회담을 하며 미국을 간접 비판했다.

시 주석은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과 만나 “보호주의가 국제무역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면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의 확고한 지지자인 중국과 칠레가 글로벌사우스의 공동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리치 대통령도 “자유무역과 호혜주의가 기본 원칙이 돼야 하며 무역전쟁에는 출구가 없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다자주의를 확고히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은 회담 직후 브라질에 대한 중국의 270억 헤알(약 6조7000억원) 규모 신규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회담한 후 중국의 일대일로(현대판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공식 참여하는 서명식을 했다.

시 주석은 13일 CELAC 개막식 연설에서도 “관세·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며 “괴롭힘과 패권주의는 자신을 고립시킬 뿐”이라고 미국을 비판했다. 시 주석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660억 위안(13조원) 규모의 차관을 제공하고 5개국(브라질·아르헨티나·칠레·페루·우루과이)에 대해선 중국 방문 비자를 면제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