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내륙 아우르는 지역의료 ‘등대’… 30주년 앞둔 인하대병원

입력 2025-05-19 02:15 수정 2025-05-19 02:15
인하대병원 의료진이 통합관제센터에서 지역 병원들과 스마트 원격화상협진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인하대병원은 단순한 의료기관의 역할을 넘어 개원 30주년을 앞둔 지금까지 지역사회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온 신뢰의 상징으로 성장했다. 지역사회의 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이어온 인하대병원은 중증진료체계 강화와 환자 중심의 의료 환경 조성을 통해 인천지역 의료서비스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행보는 단지 진료에만 머물지 않는다. 인하대병원은 ‘환자가 병원을 찾아오는 구조’에 안주하지 않고 지역사회로 직접 들어가 환자를 찾아가는 ‘능동형 공공의료’를 실현하고 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중증환자 치료는 물론 소아의료체계 강화에도 집중하며 지역사회의 든든한 의료 안전망이 되고 있다.

인천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섬 지역을 둔 지리적 특성상 의료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대표적인 ‘의료 사각지대’다. 이에 인하대병원은 지역 거점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실질적 역할을 수행하며 의료 형평성 확보에 앞장서고 있다.

지역 협력의료체계 강화

인하대병원은 상급종합병원으로의 진료가 꼭 필요한 환자를 위해 타병원과의 진료협력 체계를 꾸준히 구축·확대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을 수행하며 중증진료 강화를 위해 일반 병동을 줄이고 고위험군·중증질환 환자 진료 체계를 강화하는 중이다. 이는 단순한 병상 조정이 아닌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에 집중하며 안정적인 구조전환을 이뤄 의료의 질적인 혁신을 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는 정확·신속한 진단, 골든타임 내 빠른 치료가 동시에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인하대병원은 중증·응급 심뇌혈관질환 치료에 필요한 진단과 이송, 최종치료 결정을 위한 의료기관 및 전문의 간 소통·의사결정을 효율적으로 하는 활성화 사업도 진행 중이다. 또 협력병원과 핫라인을 활성화하고 적시 수술과 전문적인 후속 진료를 강화할 수 있도록 수술실 및 중환자실을 확충할 예정이다.

이택 인하대병원장은 18일 “진료역량을 강화해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항상 노력하고 있다”며 “지역 내 필수보건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구조와 역량을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환자실 네트워크 구축

최근 인구 고령화, 복합질환자 증가 등에 따른 중환자실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각 병원의 경영 환경상 운영할 수 있는 중환자실 병상 수는 제한돼 있다. 이러한 환경은 지역 내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에 인하대병원은 지역 단위 전체 공유형 네트워크시스템 중환자실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지역 단위 모든 병원의 중환자실이 하나의 유기체가 된 것처럼 네트워크를 이용해 지체 없는 전원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하대병원은 지난해부터 인천의 공공의료기관인 인천의료원과 원격중환자실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어 인천지역의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들로 네트워크를 확대할 방침이다.

24시간 인천 어린이 지킴이

인하대병원은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와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며 지역사회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천 최초로 소아중환자실 운영을 시작하는 등 지속적으로 소아 의료체계를 강화하는 중이다.

국내 아동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의학적으로 복잡한 건강 문제나 복합만성질환을 지닌 소아청소년 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에 인하대병원은 저체중 미숙아 및 유전적 질환 환아, 백일해, 마이코플라즈마 등 각종 소아 감염병 발생 증가에 전문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시설과 인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소아청소년 전임전문의, 관련 임상과 겸임 전문의, 소아전담 간호사 등 최대 규모의 의료진도 투입하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를 토대로 인하대병원은 소아청소년 위중증환자 발생 시 의사 판단에 따른 전문적 의료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유전상담, 희귀질환 다학제 진료, 낮병동 치료센터 운영 등 전문진료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이 병원장은 “지역 내 소아 중증·희귀질환 환자들이 가까운 곳에서 신속하게 진단받고 안전하고 편안하게 진료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찾아가는 의료서비스

의료진이 의료 취약지역인 인천시 옹진군 대청면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개원 30주년을 앞둔 인하대병원은 지역 거점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실질적 역할을 수행하며 의료 형평성 확보에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인하대병원 제공

인하대병원은 지역사회에 맞춤형 의료 서비스도 제공하며 양질의 진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미 스마트원격화상협진 시스템을 구축해 의료 취약 지역의 환자들을 실시간으로 진료 중이다. 인하대병원 통합관제센터의 중환자 전문 의료진은 시스템을 통해 중증환자가 백령병원 응급실에 체류하는 시점부터 고화질 카메라로 환자를 관찰한다. 맥박과 호흡, 혈압, 심전도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때문에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인하대병원은 인천시와 협력해 ‘1섬 1주치 병원’ 사업을 토대로 대청도를 포함한 섬 지역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섬 주민들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의료진이 정기적으로 섬을 방문해 진료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대청도에서는 인하대병원이 주치의 역할을 수행하며 주민들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하대병원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과 업무협약을 통해 인천공항 출국대기실에 머무르며 본국 송환을 준비 중인 외국인에 대한 의료 지원을 하고 있다. 본국 송환을 위해 장기간 대기하는 과정에서 질병이나 사고에 취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병원장은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환자 안정’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노력해 왔다”며 “지역의 다양한 보건의료자원 간 협력을 통해 지역 의료불균형 해소와 지속 가능한 의료시스템 구현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