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사역 이어지도록 지속 가능한 어젠다로 다뤄주길

입력 2025-05-16 03:03
국민일보 자문위원들이 15일 줌(Zoom)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 참석자 >

국명호 여의도침례교회 목사
김다위 선한목자교회 목사
문대원 대구동신교회 목사
박영호 포항제일교회 목사
안광복 청주 상당교회 목사
이웅천 둔산성광교회 목사
황선욱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 목사
강주화 국민일보 종교국장

(가나다 순)

국민일보 자문위원회(위원장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는 15일 온라인 줌(Zoom)으로 회의를 열고 한국교회가 ‘돌봄’ ‘산불 피해 복구’ ‘인공지능(AI)의 교회 활용’ 등 현안을 놓고 더 깊이 있게 논의하며 나아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모았다. 자문위원들은 지난 3~4월 영남 지역에 큰 피해를 안긴 산불 재난에 대해 단기적인 지원과 구호를 넘어 1년에서 3년간 지속하는 장기적 회복과 돌봄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AI가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교회의 본질인 공감과 소통을 지키면서 어떻게 기술을 대할지에 대한 현실적인 검토와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한 교회가 실천해 온 다양한 사역을 지혜롭게 알리는 등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데 언론과 교회가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자문위는 이번 회의부터 직전 두 달간의 좋은 기사상을 월별로 심사해 일반면과 미션면 기사를 각각 선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교회와 크리스천의 사회적 공헌을 조명하며 교계에 필요한 의제를 제안할 계획이다. 3월 좋은 기사상 심사는 이기용 목사(신길교회), 4월은 김경진 목사(소망교회)가 맡았다.

자문위가 선정한 ‘좋은기사상’ 수상작. 3월은 종교국의 ‘너와 나, 서로돌봄’시리즈(위)와 편집국의 ‘세상 밖으로 나와 봐…’ 기사(아래)가 선정됐다.

3월 수상작으로는 종교국 미션탐사부 신은정 기자의 ‘너와 나, 서로 돌봄’(2025년 3월 18일자 33면 등 참조) 시리즈와 편집국 디지털뉴스부 박선영 기자의 ‘세상 밖으로 한 번만 나와 봐, 그러면 삶이 달라질 거야’(2025년 3월 7일자 22면 참조)가 각각 선정됐다. 자문위원들은 두 기사 모두 교회와 목회자, 크리스천이 사회적 돌봄과 공헌에 어떻게 참여하는지 조명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국민일보가 이런 사회적 역할에 집중한 사례를 꾸준히 발굴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4월 수상작으로는 종교국 미션탐사부 최기영 기자의 ‘교회 가본 적 없어도 영화에 푹 빠지도록 제작’(2025년 4월 28일자 33면 참조)과 편집국 디지털뉴스부 손재호 기자의 ‘귀갓길 계단서 쓰러진 50대 목수…6명 살리고 떠났다’(2025년 4월 7일자 온라인 기사 참조)가 선정됐다. 자문위원들은 특히 미션면 수상작에 대해 부활절을 맞아 기독교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를 소개함으로써 예수의 공생애 사역을 시의적절하게 알리고 교회가 필요한 문화선교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음은 이날 회의에서 나온 자문위 주요 발언.
4월은 종교국의 ‘교회 가본 적 없어도 영화에 푹 빠지도록 제작’(위)과 편집국의 ‘귀갓길 계단서 쓰러진 50대 목수… 6명 살리고 떠났다’ 기사(아래)가 선정됐다.

문대원 목사=최근 경북 산불 피해를 돕기 위해 서울광염교회에서 시작된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과 대구 지역 교회들이 연합해 영덕에서 긴급구호사역을 펼치고 1300명의 이재민을 섬겼다. 이후 ‘한국교회’ 이름으로 전국 30여 교회가 동참해 약 7억8000만원을 모금했고 피해 교회 16곳과 지역주민들에게 건축 지원과 생계비, 구호 키트를 전달했다. 특정 교회의 이름만 드러나기보다는 한국교회가 연합해 이뤄낸 도움의 손길이었다.

안광복 목사=산불 피해 규모가 크고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한 만큼, 단기적인 보도나 일회성 구호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앞으로 1년에서 1년 반 동안 단계적으로 진행될 지원과 회복 로드맵을 교회와 지역사회가 공유할 필요가 있다. 국민일보가 이와 관련한 계획과 지속 가능한 돌봄 방안을 소개해주면 좋겠다. 후속 참여를 희망하는 교회들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황선욱 목사=산불 같은 국가적 재난이 이슈가 될 때만 잠깐 관심받고 금방 잊히는 현실이 안타깝다. 피해 지역의 장기적인 복구와 돌봄이 중요하다. 교회가 적극적으로 돕고 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기부 문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선한 소식이 잘 알려지지 않는 점도 아쉽다. 국민일보 같은 기독교 언론이 선한 사역과 지속적인 관심을 담은 기획기사를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이웅천 목사=산불 피해는 단순한 복구를 넘어 ‘도시계획 프로젝트’ 수준의 장기적 접근이 필요한 사안이다. 일부 마을은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파괴돼 새로운 터전을 마련, 공동체를 재형성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민일보가 재난 회복 과정을 장기적 관점으로 보도해주면 좋겠다. 한국교회의 사회적 리더십과 돌봄 시스템의 방향성, 전략적으로 큰 틀을 제시하는 데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명호 목사=AI가 아무리 발전해도 ‘공감’은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교회는 돌봄과 세대 간 공감 같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본질적 역할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식 전달을 넘어서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사역을 계속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

안 목사=중고등부 예배에서 AI가 만든 기도문이 사용돼 논란이 된 교회도 있다고 한다. 그만큼 기술 사용이 민감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로봇수술처럼 AI도 적절한 가이드라인 안에서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국민일보가 이 주제를 균형 있게 다루는 기획 기사를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

박영호 목사=교회의 돌봄은 단순한 프로그램을 넘어 성도 간의 진정한 관계 회복과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재난 구호처럼 외적인 헌신도 중요하지만 실제적이고 지속 가능한 영향력은 교회 안에서 시작되는 섬김 문화와 영적 민감성에서 비롯된다. 국민일보가 ‘돌봄’이라는 주제를 일회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의제로 깊이 있게 다뤄줬으면 좋겠다.

김다위 목사=교회가 그동안 조용히 실천해 온 돌봄 사역이 다양한데 이제는 지혜롭게 드러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세대, 이웃, 탈북 청소년, 지역 공동체 등 네 가지 선교 방향을 따라 중장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이런 선한 영향력을 국민일보를 통해 소개함으로써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 회복에도 기여하고 싶다.

강주화 국장=산불 피해 이후 한국교회가 복음의 마음으로 힘을 모아 돕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여러 지역 교회들도 자발적으로 모금에 참여하며 함께 흘려보낸 것이 의미 있었다. 어려울 때일수록 교회가 서로 돕는 공동체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해줬다. 재난 보도는 일회성으로 끝나기 쉬운데 지속적인 관심과 보도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말씀도 깊이 공감한다. 앞으로도 박 목사 말씀처럼 어젠다 세팅뿐 아니라 어젠다 키핑에 힘쓰며 자문위원회에서 짚어주시는 내용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꾸준히 취재해 지면 콘텐츠로 잘 풀어내겠다.

정리=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