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차량 기반 모빌리티 기업 우버가 자율주행 공유 차량을 본격 도입한다. 고정된 금액으로 출·퇴근 시간에 우버를 이용할 수 있는 구독 요금제도 선보이며 변화하는 모빌리티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하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공유 차량 합승을 허용하지 않는 한국 규제를 뚫지 못하면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우버는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오큘러스에서 ‘2025 고겟’ 행사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고겟은 우버가 혁신 기술과 신규 서비스를 소개하는 연례행사다.
우버가 이날 공개한 핵심 계획 중 하나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자율주행 공유 차량이다. 폭스바겐의 전기 미니밴 ‘ID.버즈’의 자율주행차 모델인 ‘ID.버즈 AD’를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배치한다. 미국에서 이미 구글 웨이모 등이 자율주행 택시로 영업하고 있는데 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테슬라도 올해부터 로보택시를 생산하겠다고 밝힌 만큼 치열한 자율주행 택시 시장 경쟁이 예고된 셈이다. 우버는 향후 10년간 미국에서만 자율주행 공유 차량 1000여대를 운행할 예정이다.
우버는 구독 서비스 계획도 내놨다. ‘경로 공유’는 자주 이용하는 출퇴근 경로와 시간을 설정하면 이에 따라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X’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고정요금 패스와 선불패스로 구성된 ‘라이드패스’는 공유차량 이용권을 미리 판매하는 일종의 구독권 개념이다. 개별 고객 비용을 깎아주는 대신 시장 수요를 최대한 확보해 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우버의 이 같은 공유 차량 전략이 한국에 도입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버는 2013년 일반인이 자가용을 이용해 승객을 태워다주는 글로벌 사업 모델을 한국에 들여왔지만 택시 업계의 반발에 부딪혔다. 당시 국토교통부도 우버가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을 금지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81조를 위반했다며 제재에 나섰다. 결국 우버는 2015년 법원으로부터 우버X가 불법 영업이라는 판결을 받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관련법이 개정되지 않는 이상 공유 차량을 자율주행 방식으로 운영한다는 신규 사업 계획을 한국에서는 실현할 수 없다.
사친 칸살 우버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고 우버 소비자들이 일상 속에서 도움이 되는 혜택과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중점을 뒀다”며 “우버는 사용자들에게 출퇴근·식사·생필품 구매 등 일상의 다양한 영역에서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