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94·사진) 버크셔 해서웨이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4일(현지시간)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상하게도 90살까지는 늙었다는 체감을 못했다. 하지만 늙기 시작하니 되돌릴 수 없더라”고 은퇴를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버핏은 가끔 균형을 잃기도 하고 사람 이름을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버핏은 지난 3일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올해 말 버크셔 CEO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1965년 몰락한 섬유회사였던 버크셔를 인수해 시가총액 1조 달러가 넘는 지주회사로 키운 지 60년 만이다. 그레그 아벨(62) 버크셔 비보험 부문 부회장 겸 에너지 부문 CEO가 후임으로 정해졌다. 버핏은 버크셔 이사회 의장직은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그는 “CEO로서 유용하다고 생각되는 한 남아 있을 계획이었는데 그 기간이 이렇게 오래 지속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후계자 아벨에 대해선 “거의 모든 인간 활동에서 드문 진정한 인재”라고 극찬했다. 이어 “아벨이 하루 10시간 일하면서 얼마나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는지와 제가 같은 시간 일하며 해낼 수 있는 것을 비교해보니 차이는 극적이었다”며 “그를 CEO로 두지 않는 것은 불공평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버핏은 CEO에서 물러나더라도 “집에 앉아서 드라마나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계속 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년 전, 40년 전, 60년 전 일과 같은 결정을 하는 데 어떤 문제도 없다”며 “시장에 공황이 발생했을 때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은 나이와 무관한 내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