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외교안보 전략을 총괄해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갈 것이라고 CNN과 NBC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SC가 안보 정책 조정 기구 역할을 하는 대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수행하는 조직으로 성격이 크게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CNN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NSC가 며칠 내에 직원 감축과 최고위급에 의사 결정이 집중되는 하향식 강화 등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인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NSC는 끝났다”고 말했다.
NSC는 외교 정책을 대통령에게 권고하는 방식이 아니라 트럼프가 지시하는 사안을 그대로 수행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NBC에 “마코 루비오는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놀라운 역할을 하고 있다”며 “백악관에서 그의 리더십 아래 NSC는 최대한의 효율성과 외부 기관과의 조율을 보장하기 위해 간소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 임기 종료 직전인 올해 1월 300명 정도였던 NSC 직원 규모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절반 정도로 줄었다. 트럼프는 물론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등 최측근 참모들도 NSC 운영 방식에 불만을 가졌다고 CNN 은 전했다. 한 공화당 의원은 “트럼프 백악관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은 NSC를 관료주의적 장애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이 경질되고 루비오 장관이 그 자리를 겸임하면서 NSC의 위상이 더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북한통’으로 알려진 알렉스 웡 NSC 부보좌관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CNN 은 “웡은 루비오 체제에서 당분간 NSC 를 이끌더라도 밀려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트럼프 1기 때 대북 관여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기 때문에 트럼프가 그를 유임시킬 수도 있다”고 전했다.
NSC 개편이 완료되면 현재 150명 수준인 직원이 50~60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감축되는 인원은 다른 기관으로 재배치될 전망이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