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특허출원 한국인 1호’ 애국지사 권도인 선생

입력 2025-05-16 01:51

애국지사 권도인 선생(1888~1962·사진)이 미국에서 처음 특허를 출원한 한국인으로 확인됐다.

특허청은 ‘주요국 재외 한국인의 발명, 특허출원·등록 등에 대한 역사적 연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광복 80년 및 발명의 날 60주년을 맞아 진행된 이번 연구는 1876년 우리나라가 문호를 개방한 이후부터 1945년 광복에 이르기까지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주요 국가에 등록된 특허등록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

미국 첫 특허 출원인인 권도인 선생이 1920년 9월 출원한 ‘재봉틀 부속장치 특허’ 도면. 권 선생은 1905년 노동이민으로 하와이에 이주한 후 특허를 출원했고, 1921년 등록받았다. 특허청 제공

경북 영양 출신인 권 선생은 1905년 노동이민으로 하와이에 이주했다. 그는 1920년 9월 14일 미국에 ‘재봉틀 부속장치에 관한 특허’를 출원하고 이듬해 9월 27일에 등록받았다. 권 선생은 이후 ‘대나무 커튼’도 발명해 특허 등록을 받았다. 이 발명품이 하와이뿐 아니라 미주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가구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대한인국민회 등 독립운동단체에서 활동했던 그는 사업에서 얻은 수익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기부했다. 아내 이희경 여사 역시 하와이에서 국권회복운동과 독립전쟁에 필요한 후원금을 모집 제공하는 등 독립을 위해 힘썼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는 1998년 권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2002년에는 이 여사에게 건국포장을 추서했다. 권 선생 부부는 2004년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함께 안장됐다.

제1호 특허등록 한국인은 박영로 선생이었다. 박 선생은 권 선생의 특허보다 2일 늦은 1920년 9월 16일 ‘낚싯대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지만, 권 선생의 특허보다 약 4개월 빠른 1921년 5월 10일 등록을 받았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