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상담소] 일 중독인 것 같아… 압박감에 가족과 갈등도 생겨

입력 2025-05-19 03:04

Q : 저는 일 중독인 것 같습니다. 일을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너무 크고 가족과의 갈등도 생기고 있습니다.

A : 인간은 누구나 어느 정도의 중독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알코올이나 게임 중독뿐만 아니라 탄수화물이나 인정 욕구에 대한 중독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합니다. 중독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가 특정 대상을 지나치게 갈망하며 그에 집착하게 되는 현상입니다. 내가 겪고 있는 증상이 중독인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금단 증상입니다. 일을 줄이거나 일을 하지 않을 때 불안감이 심하고 다른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가요. 둘째 내성이 생겼는가입니다. 이전보다 더 많은 일을 해야 만족감을 느끼고 일 외의 활동이 현저히 줄어들었나요. 또한 일을 줄이려는 노력을 반복했지만 실패하거나 자신을 합리화하며 더 많은 일을 하게 되는 경우도 중독의 징후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중독 증상은 개인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이를 문제로 인식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때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하나님 앞에 겸손해지는 것입니다. 나는 이 중독에서 벗어나려고도 했고 조절도 해봤고 어떻게든 해결해보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패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중독 증상이 계속되는 겁니다.

그러나 중독 증상은 문제만이 아니고 하나님을 만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중독은 다른 무엇에 대한 강한 집착입니다. 그러니까 그만두려고 해도 내 마음대로 그만둬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세상이 끝난 것 같고 깊은 패배감을 경험합니다.

하지만 이 자리는 패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더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모든 것을 내려놓은 이 자리에 내가 가장 취약하고 연약해진 이 자리에서 하나님은 이미 나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내가 가장 연약할 때 나를 가장 귀하게 여겨주시는 분이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회복은 집착에서 벗어나 나 자신이나 사람들, 그리고 하나님과 건강한 관계를 회복해가는 치유의 여정이 될 것입니다.

정푸름 치유상담대학원대 교수

●마음을 터놓고 묻고 싶은 점을 ask2025@kakao.com으로 보내주시면 이 지면을 통해 상담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