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79장(통40)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창세기 24장 61~67절
말씀 : 아브라함의 종이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 리브가를 만나 이삭에게 데려오는 장면은 성경 속에서 가장 아름답고 섬세하게 묘사된 결혼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이 본문은 단지 결혼의 시작만이 아니라 부부됨의 축복과 위로, 사랑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결혼은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귀한 만남입니다. 이삭과 리브가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 기도와 순종 속에서 이루어진 하나님의 계획이었습니다. 리브가는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이삭은 들에서 묵상하는 가운데 상대를 맞이합니다. “이삭이 저물 때에 들에 나가 묵상하다가 눈을 들어 보매 낙타들이 오는지라.”(창 24:63) 결혼은 단지 인간의 선택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동행자의 발견입니다. 이 부부는 하나님 앞에서 만났고, 신앙의 언약 안에서 하나로 연결되었습니다.
부부는 서로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되는 존재입니다. 본문은 단순히 “이삭이 리브가를 사랑하였다”고만 말하지 않고, “이삭이 모친을 잃은 후에 위로를 얻었더라”라고 덧붙입니다. 이 말은 결혼이 단지 즐거움이나 의무가 아니라 인생의 슬픔과 상실 가운데 서로를 품어주는 하나님의 선물임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종종 사람을 통해 위로하십니다. 부부는 그런 하나님의 도구가 되는 관계입니다. 결혼은 함께 웃는 사람을 찾는 것만이 아니라 함께 울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사랑은 결혼의 완성입니다. “이삭이 리브가를 인도하여 그의 어머니 사라의 장막으로 들이고 그를 맞이하여 아내로 삼고 사랑하였으니 이삭이 그의 어머니를 장례한 후에 위로를 얻었더라.”(창 24:67) 결혼이 사랑으로 시작되었다는 사실보다 결혼 이후 사랑이 자라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부부됨은 사랑을 배우는 길이며 사랑을 실천하는 훈련입니다. 실상 결혼은 ‘사랑의 학교’에 입학하는 것입니다. 함께 살아가며 더 사랑하게 되는 것, 그것이 하나님이 계획하신 부부의 아름다움입니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기피합니다. 현실의 어려움과 관계에 대한 불안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결혼을 하나님께서 친히 예비하신 은혜의 자리로 소개합니다. 하나님 안에서 맺어지는 만남은 단순한 사회적 제도가 아니라 창조 질서 안에 있는 신성한 부르심입니다. 우리는 이삭과 리브가의 이야기 속에서 결혼의 원형과도 같은 장면을 목격합니다.
오늘의 말씀은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예비하심을 신뢰하라는 권면이요, 결혼한 이들에게는 서로를 하나님의 위로로 받아들이고 싶게 사랑하는 삶으로 부르심입니다. 부부는 서로에게 가장 가까운 이웃이며,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가장 깊은 위로의 통로입니다.
기도 : 사랑의 하나님, 이삭과 리브가의 만남을 통해 하나님의 섭리와 위로를 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우리 가정에 주신 배우자를 주의 선물로 여기게 하시고, 날마다 사랑을 배우고 실천하는 부부가 되게 하소서. 고난 속에 위로하고, 기쁨 속에 감사하는 부부됨의 축복을 지켜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유병용 목사 (로뎀나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