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사회는 정치적 갈등과 이념적 분열로 깊이 흔들려 심각한 대립 양상을 보입니다. 교회 역시 이런 혼란 속에서 정치적 입장을 분명히 하거나, 또는 침묵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갈등의 중심에 서서 분열을 자초하는 것만 같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속한 교회와 국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 같은 물음에 대해 얇지만, 통찰력 있는 답을 담고 있는 책이 RC 스프로울의 ‘교회와 국가는 어떤 관계인가?’입니다.
저자 스프로울은 교회와 국가 모두 하나님이 제정했음을 기억하라고 강조합니다. 가장 높은 권세자 하나님이 세상을 다스릴 권세를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 위임했습니다. 그리스도 아래로 왕과 부모, 학교 교사 등에게 모든 권위를 둡니다. 이 때문에 그리스도인은 인간의 제도에 순종함으로 우주의 권세를 쥔 분이 그리스도임을 증언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국가 권력이 하나님께 위임받은 것임을 강조하면서도 국가가 그 한계를 넘으면 교회는 마땅히 저항할 수 있는 ‘영적 책임’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로마서 13장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근거로 그리스도인에게 ‘시민 복종’의 의무와 더불어 ‘불복종’의 때가 반드시 있음을 강조합니다. 맹목적 순종이 아닌 ‘신앙 양심을 지키는 시민의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합니다.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롬 13:1) 하나님은 이 땅에 교회와 국가라는 두 영역을 세웠습니다. 각 영역은 고유의 권한 범위가 있습니다. 따라서 서로가 다른 영역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 두 영역 모두에 깊은 존중과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혼란한 시대 속에서 믿음의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은 이들에게 스프로울의 이 책은 성경과 역사를 바탕으로 바른 기준을 제시해줄 것입니다. 더불어 그리스도인의 질문에 신뢰할 만한 답을 제시하는 ‘스프로울의 결정적 질문’ 시리즈가 앞으로도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독서모임 북서번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