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서 “날 좀 보소~” 부른 김… “우주항공 예산 2조로 되겠나”

입력 2025-05-15 02:00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4일 경남 진주시 진주대로에서 열린 거리유세에서 지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후보는 항공·우주 산업이 밀집한 경남 일대를 순회하며 “과학기술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진주=최현규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4일 항공·우주 관련 산업이 밀집한 진주·사천·창원 등 경남 일대를 돌며 “과학기술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사흘 연속 보수 텃밭인 영남권에 머무른 그는 “날 좀 보소”를 부르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김 후보는 진주 유세에서 “항공·우주기술, 산업 부문을 확실하게 세계 제일로 키워내자”며 “달나라부터 화성으로, 우주로 가는 우리 위대한 진주, 사천, 경남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부터 자동차, 조선, K방산을 다 만들어낸 분이 박정희 대통령”이라며 “박 대통령이 과학기술자는 아니지만 그 소중함을 알고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을 길러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어 지난해 5월 개청한 사천의 우주항공청을 방문했다. 그는 윤영빈 청장으로부터 우주·항공 분야 정책, 예산 등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우주항공청이) 예산 2조원을 확보하면 무엇을 할 수 있냐”고 물었다. 윤 청장이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0.02%, 선진국은 0.1% 이상 투자하고 있다’고 답하자, 김 후보는 “어디에 무엇을 얼마만큼 도와줘야 하는가”라며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2조원 있으면 5대 우주강국이 되나.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며 “10배쯤 하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전폭 지원을 약속했다. 또 “공짜로 10만원씩 나눠주는데, 13조원 이런 것 말고 우주·항공을 집중 지원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내세우는 지역화폐 사업을 겨냥한 발언이다.

항공정비업체 한국항공서비스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김 후보의 질문 세례가 이어졌다. 작업복과 안전모를 착용하고 산림청 산불진화 헬기 ‘수리온’ 조종석에 탑승한 김 후보는 관계자에게 “헬기 아래에서 물을 (채우나)” “한 대에 얼마쯤 하는가” “카모프(러시아의 다목적 헬기)와 비슷한가” 등을 질문했다. 조종간을 직접 쥐어보거나 계기판과 각종 버튼의 기능을 하나하나 묻기도 했다. 김 후보는 국내 최고 원전기술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에서는 “그동안 탈원전 등 여러 고난을 겪고도 이렇게 힘차게 발전하는 현장을 보니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밀양에서는 30여명의 사물놀이패가 김 후보 등장을 기다리는 동안 꽹과리와 북을 치며 분위기를 달궜다. 김 후보는 두 팔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인사하고, 지지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손을 맞잡는 등 적극적인 스킨십을 보였다. 연설 시작 전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라고 밀양아리랑을 불러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김 후보가 “지방이 너무 어렵다. 대통령이 되면 중앙이 가지고 있는 모든 권한, 그중 특히 그린벨트, 농업진흥지역 등 각종 규제를 과감하게 풀겠다”고 하자 지지자들은 “김문수 대통령”을 연호했다.

진주·사천·밀양=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