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신 계승은 내가”… 사흘 내내 盧 외치는 이준석

입력 2025-05-15 02:09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대에서 학생들과 함께 학식을 먹으며 대화하고 있다. 이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하지 못했던 도어스테핑, 언론이 국민 대신 물어보는 것에 모르면 모른다고 하고 아는 선에서 성실하게 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 지역 유세에서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 후보는 이준석”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사흘 내리 ‘노무현’을 외치고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정치공학적 단일화 요구와 싸우며 열세를 딛고 극적 승리를 거둔 노 전 대통령의 길을 가겠다는 메시지로도 풀이된다.

이 후보는 부산에서 ‘종교지도자와의 만남’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할 말 할 줄 알고 어려운 말 할 줄 안다는 것이 제가 노 전 대통령에 근접한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정치를 하실 때 덩어리짐에 의존하지 않고 옳은 길을 쫓아다녔던 정치 이력이 있다”며 “저도 마찬가지로 지역구를 고를 때 노 전 대통령이 동서 구도를 타파하기 위한 노력을 한 것처럼 저 나름 험지에서 계속 도전하면서 정치한 이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또 “양지를 찾아다니고 헌법정신 훼손을 일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부산을 대표하는 정치인인 김영삼·노무현 정신을 이어받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발언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마지막 일정인 서면 젊음의거리 집중유세에서도 “앞으로도 정치 힘들게 해 나가겠다. 어려운 길을 뚜벅뚜벅 갈 것”이라며 “전 그렇게 사는 노 전 대통령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저도 그렇게 살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이후 연일 자신이 노무현 정신 계승자임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12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노 전 대통령과 정책적인 면은 좀 다를 수 있지만 정치적 자세에 있어서는 닮으려고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전날 대구 유세 현장에서도 “당당하게 바른 소리 하고, 탄압받으면 탄압받는 대로 와신상담하고, 어려운 곳에 꾸준히 도전해 언젠가 뚫어내는 그런 정치, 노무현의 정신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노무현 마케팅’은 지지율 약세인 현 지형을 뚝심으로 극복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평가다. 노 전 대통령은 대선 도전 당시 당 경선에서 최약체로 꼽혔지만 전국 순회 경선에서 드라마틱한 승리를 거두며 대선 후보로 올랐다. 두 배 가까이 벌어졌던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도 극복하며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이 후보는 자갈치시장 순회와 젊음의거리 유세를 끝낸 뒤 홀로 서면 일대를 돌며 시민들을 직접 만나는 것으로 1박2일 대구·부산 일정을 마무리했다. 부산시민들은 시장을 도는 이 후보에게 “한 잔 하이소”라며 연거푸 소주를 따라주는 등 이 후보를 반겼다.

부산=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