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YS 정치적 고향 부산이 국힘 확실히 심판해 달라”

입력 2025-05-15 02:2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 서면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부산=이병주 기자

“준비됐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4일 청중을 향해 “반말 한 번 써도 되겠느냐”고 양해를 구한 뒤 마이크에 대고 거듭 호응을 유도했다. 부산 서면시장에서 선캡과 팔토시로 무장한 채 한 시간 넘게 이 후보 연설을 기다린 지지자들은 그때마다 “(준비)됐다!”고 목청껏 화답했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을 시작으로 경남 창원과 통영, 거제를 차례로 찾는 PK(부산·경남) 유세에서 ‘내란 극복’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부산(부산포해전), 통영(한산대첩) 등 이순신 장군의 주요 승전지를 돌며 국난 극복 의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6·25 참전 유엔군 용사들이 안장된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첫 방문지로 잡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됐다. 헌화와 묵념으로 참배를 마친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목표는 ‘압도적 승리’가 아니라 ‘반드시 승리’”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아주 박빙의 승부를 하게 될 것”이라며 “한 표라도 이기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한 분이 세 표를 확보해 달라”고도 당부했다.

열기는 부산 최대 번화가로 꼽히는 서면 유세에서 한층 고조됐다. 후보가 현장에 도착하기 1시간30분 전부터 30, 40대로 보이는 지지자들이 무대 인근에 운집했다. 2030 여성들도 곳곳에 등장했다. 일대 통행이 사실상 마비될 만큼 많은 시민이 몰렸다. 당은 5000명 이상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정오를 넘긴 시각, 밝은 표정으로 연단에 오른 이 후보는 국민의힘에 윤석열 전 대통령 제명을 요구하며 “국민의힘이 보수 정당 맞느냐. 이제 그 당도 변하든 퇴출되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곳 부산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민주투사 김영삼의 정치적 고향”이라며 “이번에도 확실하게 (국민의힘을) 심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창원 유세에서도 “내란수괴뿐만 아니라 지금도 숨어서 끊임없이 내란을 획책하고 제2, 제3의 내란을 일으키고 있는 자들을 다 찾아내 민주질서와 헌정질서를 훼손하고 있는 그들을 반드시 법정에 세워야 한다”며 “그 법정은 깨끗한 법정이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순신 장군이 생전 모함당해 고초를 당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정치적 통합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 충직한 조선을 지켜낸 장수가 왜 마지막 해전에 퇴주하는 적선을 쫓아가다 죽었을까. 승전하고 난 다음에 자신의 운명이 생각나서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게 제 생각”이라며 “나라가 지금도 그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선업 관련 공약도 발표했다. 스마트·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 지원, 중소 조선사 경쟁력 강화, 특수선 건조 시장 개척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후보는 15일 영호남 경계인 화개장터에서 진행되는 유튜브 라이브를 시작으로 전남 광양, 여수, 순천을 돈다.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 고향인 목포에서 남해안 벨트 일정을 마친다.

송경모 기자, 부산·창원=송태화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