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못하는 청년들… 지난달 고용률 4년 만에 최저치

입력 2025-05-14 18:47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25년 4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19만4000명 증가했지만 제조업과 청년층에는 고용 한파가 지속됐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12만4000명, 20대 취업자는 17만9000명 줄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4월 고용 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4월 청년층 고용률이 같은 달 기준으로 4년 만에 가장 낮았다. 건설업 고용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제조업 일자리도 약 6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전체 취업자 증가에도 청년층, 내수와 관련이 큰 부문의 고용 한파가 지속되며 고용 시장이 활력을 잃고 있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25년 4월 고용 동향’을 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88만7000명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19만4000명 늘었다. 올해 들어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취업자 증가세다. 15~64세 고용률도 69.9%로 0.3% 포인트 상승했다. 4월 기준으로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다.

다만 연령별, 부문별 세부 내용을 뜯어보면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달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5.3%였는데 4월 기준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43.5%) 이후 가장 낮다. 청년층 중 ‘쉬었음’ 인구도 지난달 41만5000명으로 집계됐는데, 12개월째 전년 대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제조·건설업 고용 부진도 장기화하고 있다. 질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달 439만7000명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12만4000명(-2.7%) 줄었다. 2019년 2월(-15만1000명) 이후 6년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건설업 취업자는 194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15만명 줄었다.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는 각각 10개월, 12개월째 감소 중이다. 반면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11만3000명), 고령 취업자가 많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21만8000명)에서는 취업자가 늘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경제심리 회복이 지연되며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이 확대됐다”며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시차를 두고 연관 산업 및 소상공인에게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 등 취약계층 고용 안정을 위해 직업훈련 등 청년 일자리 사업을 차질 없이 집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령층과 청년층의 일자리 이중구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고령화하는 인구구조 특성을 고려해도 최근엔 청년 고용 상황이 좋지 않은데, 소수의 대기업 외에는 임금 등을 이유로 청년들이 가지 않으려 한다”며 “근본적으로는 정부가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데 정책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김윤 기자 k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