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패싱에 전전긍긍하는 이스라엘

입력 2025-05-14 19:0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심 동맹으로 꼽아온 이스라엘을 패싱한 채 중동 순방외교에 나서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에서 이스라엘이 소외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번뿐 아니라 중동 지역의 다른 현안에 대해서도 이스라엘과의 공조 없이 결정해 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하마스와 직접 협상을 통해 인질로 억류됐던 미국 국적자 에단 알렉산더를 석방하도록 했다. 하마스에 대한 군사작전을 확대하던 네타냐후 총리에게는 협상 사실을 사전이 알리지 않았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과 미국의 휴전에서도 이스라엘은 소외됐다.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중단한다는 조건도 없이 미국이 공습을 종결하고 휴전했기 때문이다. 휴전 직전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타격했던 후티 반군은 아직도 이스라엘에 대한 탄도미사일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진행 중인 핵 협상도 이스라엘에는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스라엘이 최대 안보 위협으로 꼽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에 대해 트럼프가 기존의 ‘절대 불가’ 입장에서 선회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WSJ는 “이스라엘 내부에선 트럼프가 미국의 이익을 이스라엘과 분리하려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그를 외교적 성과를 위해선 이스라엘 입장을 100% 반영하지 않는 전략적 결정도 내릴 수 있는 인물로 여긴다”고 전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