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2035년까지 50기 보유할 수 있다는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분석이 나왔다.
DIA는 13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한 ‘미국을 위한 골든돔, 미국 본토에 대한 현재와 미래의 미사일 위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의 현재 ICBM 보유량을 “10기, 혹은 그 이하”라고 추정하면서 “2035년까지 50기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DIA는 “ICBM은 핵탄두를 장착하는 무기로 5500㎞ 넘게 날아간다. 미국에서 현존하는 ICBM의 사정권을 벗어나는 지역은 없다”며 “북한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정도로 충분한 사거리를 가진 탄도미사일들을 성공적으로 시험했다”고 설명했다.
DIA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400기인 ICBM을 2035년까지 700기로, 러시아는 같은 기간 350기에서 400기로 늘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 대공 방어체계 ‘아이언돔’처럼 미국 전역을 미사일로부터 방어하는 ‘미국을 위한 골든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작성됐다. DIA는 보고서에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의 미사일 역량을 6종의 무기체계로 나눠 평가했다. 중국은 ICBM과 극초음속미사일, 함대지미사일 보유량에서 러시아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레고리 기요 미국 북부사령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신형 ICBM ‘화성-19형’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화성-19형은 고체연료 설계로 인해 발사 준비기간이 짧기 때문에 우리가 발사 전 경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축소하면서 북미 전역의 목표에 핵 탑재물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전직 국방부 당국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주한미군의 역할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1기 국방부에서 인도·태평양 안보 차관보를 지낸 랜들 슈라이버 인도태평양안보연구소(IIPS) 의장은 이날 IIPS 주최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국방 전략은 한·미동맹이 오늘 밤에 (북한과) 싸울 태세를 갖출 뿐 아니라 중국과 더 광범위하게 경쟁하기 위해 주한미군의 유연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바이든 행정부 때 국방부 차관보였던 일라이 래트너는 “미국이 동맹에 더 많은 상호주의를 기대하는 추세는 트럼프 행정부만의 특징이 아니다. 바이든 행정부 때도 강조됐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