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나의 간증이요] 할머니의 천국 유산 … 영적 계보 끊어지지 않길 소망

입력 2025-05-17 03:16
친척 집에 신세를 지며 시작한 유학이 오빠의 조울증 발병과 어려워진 집안 형편으로 막을 내린 뒤 저는 할머니의 집에 살게 됐습니다. 할머니는 텔레비전을 보며 노래도 부르시고 장난기도 많으신 분이셨습니다. 그러나 상대적 빈곤감으로 인한 열등감이 가득했던 저는 소녀 같은 모습의 할머니를 무시했습니다. 종종 “돈 잘 버는 남자를 만나야 한다”하시는 할머니께 “신(信)결혼은 믿음만 보고 하는 거야”라고 되레 가르치려 들기도 했습니다. 여러 소개팅을 거절하며 오직 믿는 사람만 만나겠다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돈을 잘 버는 남편을 만나 행복하게 사는 할머니가 부러웠습니다. 결국 저는 소그룹 지체의 반대를 무릅쓰고 교제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로 말씀 묵상과 양육, 그리고 이별을 거치며 제가 행복한 결혼 생활로 그동안의 가난을 보상받고 싶어했다는 것을 깨닫고 회개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훈련을 받은 뒤 만난 지금의 남자친구와 부모님에게 인사드리러 가던 날, 할머니의 폐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 ‘왜 하필 오늘이에요’하며 낙심했습니다. 이 일로 여러 고난과 양육을 통해 이제는 기업 무름을 통한 결혼을 소망하게 된 줄 알았는데 여전히 제 계획을 우선하며 손해 입기 싫어하는 아무개와 같음을 회개하게 하셨습니다.(룻 4:6)

그 후 하나님은 할머니를 3주 만에 천국으로 데려가셨습니다. 이를 통해 구원이 가장 귀한 상급이라는 ‘은밀한 것’(단 2:28)을 제게 나타내셨습니다. 불교 집안에서 자란 할아버지와 결혼하셔서 불경을 외우고 절에 다니시던 할머니는 마지막 순간에 하나님 품에 안기셨습니다. 어머니의 담대한 요청으로 할머니 장례를 교회장으로 치르게 되면서, 믿지 않는 외가 식구들이 모두 함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제 남자친구도 온 가족과 인사를 나누게 돼 하나님이 이 결혼을 이끌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자신의 부족함을 고백하는 아버지와 천국 소망을 외치는 어머니의 간증을 보며 저는 믿음의 가정을 사모하게 됐습니다. 저희 가정에 신(信)결혼이 시작되길 간절히 기도하며, 영적 계보가 끊어지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김민경 우리들교회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