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홈프로젝터 시장, 가전 업체 경쟁 격화 전망

입력 2025-05-15 00:00
코로나19 이후 가정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즐기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홈프로젝터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여가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게 된 사람들은 영화관에 가는 대신 넷플릭스를 구독해 홈프로젝터의 대형 화면으로 보기 시작했고, 이러한 소비 패턴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팬데믹 이후 급성장한 OTT 산업을 등에 업고 국내 홈프로젝터 시장을 공력하려는 가전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14일 시장조사기관 PMA에 따르면 글로벌 가정용 프로젝터 시장 규모(출하량 기준)는 2021년 555만9729대에서 지난해 799만6234대로 약 43.83% 증가했다. 경기침체와 시장 포화 등으로 글로벌 TV 시장의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 홈프로젝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두드러지자 가전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이 신제품에 가장 공들이는 기술은 초단초점 기술이다. 이 기술은 짧은 투사 거리를 말하는 것으로 프로젝터를 스크린이나 벽 가까이에 두고도 큰 화면을 만들 수 있다. 일반 프로젝터가 100인치 화면을 만들기 위해 3~4m 정도 뒤에서 투사해야 하는 반면 초단초점 프로젝터는 20~50㎝ 앞에서도 100인치 화면을 만들 수 있다.

초단초점 프로젝터는 좁은 공간에서 사용이 수월해 원룸에서 자취하는 1인 가구나 어린 자녀의 공부방에서도 대형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형 TV를 설치할 공간이 없는 집이라면 복잡한 설치 없이 벽 근처에 제품을 놓기만 하면 된다. 사람이 지나가도 빛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영상 시청의 끊김이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터치 기능을 탑재한 프리미엄 가정용 프로젝터 ‘더프리미어5’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약 43㎝ 거리에서 최대 100인치 화면을 투사할 수 있는 초단초점 프로젝터다. 벽과 바닥, 테이블 등 평면이 있는 곳에서 대형 화면을 구성할 수 있다. 또 적외선 카메라와 적외선 레이저 모듈이 탑재돼 터치 기반의 사용자 조작이 가능하다.

LG전자도 올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초단초점 기능의 ‘LG 시네빔 쇼츠’를 공개했다. 삼성전자 제품과 마찬가지로 40㎝ 거리에서 100인치 화면을 투사할 수 있고, 정면에서 보면 손바닥만 한 크기(가로 11㎝x세로 16㎝)로 이동과 배치가 자유롭다.

게이머들을 공략하는 제품도 있다. 뷰소닉이 출시한 게이밍 빔프로젝터 LX700-4K는 게임 콘솔에서 최적화된 제품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인증’ 타이틀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스펙으로는 4K UHD(3840x2160)의 높은 해상도와 최대 240Hz(FHD 모드)의 주사율이다. 주사율은 1초당 전환되는 이미지의 수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고성능 게임을 매끄럽게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와 국내 중소기업들도 홈프로젝터 시장에 진출하면서 저가의 보급형 제품 라인이 확대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홈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홈시네마족’이 생기는 등 관련 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경쟁이 뜨거워질수록 소비자들은 다양한 제품군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