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3일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에서 ‘당신의 묘소에 침을 뱉던 제가 당신의 묘소에 꽃을 바칩니다’라고 참회했다”고 밝혔다. 산업화와 경제 성장의 상징인 박 전 대통령을 칭송하며 전통적 보수 지지층에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보수세가 강한 영남 지역을 순회 중인 김 후보는 이날 대구·울산·부산 등을 방문한 자리에선 산업은행 이전 등 지역별 맞춤 공약도 발표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서 열린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가난을 없애고 세계 최강의 제조업과 산업혁명을 이룬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가가 위기일 때마다 생각나는 곳이 바로 대구·경북”이라며 “섬유산업부터 시작해 포항제철, 구미 전자산업 등 산업혁명을 이룩한 뿌리”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울산 남구 신정시장 유세에서 “이재명은 대장동·백현동, 대북송금, 경기도 법인카드까지 비리와 범죄만 저질렀다”며 “저 김문수는 경기지사 8년 동안, 공직생활 30년 동안 부부가 비리에 연루된 적 있느냐”고 직격했다.
지역별 맞춤 공약도 제시했다. 그는 대구에서 “9월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경주에서 있다”며 “성공적 개최를 통해 대구·경북의 위상이 전 세계에 알려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신공항, 군부대 이전, 달빛철도 추진 등 지역 현안 해결도 함께 약속했다.
울산에선 자동차·조선·석유 산업을 추켜세웠다. 그는 “현대중공업을 대한민국 해군함정뿐 아니라 미군 함정, 북한의 핵무기 협박과 공갈을 이기기 위해 핵추진 잠수함을 만드는 위대한 ‘K방산’ 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날 마지막 유세 지역인 부산에서는 지역 숙원 사업인 산업은행 이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이 후보가) 대통령 집무실도, 국회도 세종으로 옮기자는 얘기를 하는데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옮기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민주당을 설득해 해내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한 달 내로 부산이든 대구든 그린벨트 관리·해제·개발권 등을 100% 과감하게 시장, 도지사들에게 싹 옮겨주겠다”며 그린벨트 해제도 시사했다. 김 후보는 이어 부산 자갈치시장을 찾아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부산에 오니 왜 이리 뜨겁나”라며 “부산의 뜨거운 열기가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할 것”이라고 외쳤다.
대구·울산·부산=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