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틴 보람 있네… 컬리, 10년 만에 첫 분기 흑자

입력 2025-05-14 00:24

새벽배송 시장을 개척한 컬리가 올해 1분기 창립 10년 만에 처음으로 연결기준 흑자를 냈다. 장기화한 소비 위축과 양극화된 이커머스 시장 환경에서 거둔 성과다.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내실을 다져온 컬리가 상장을 다시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컬리가 13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 증가한 5807억원, 영업이익은 19억4900만원 개선된 17억6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컬리가 연결기준 분기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5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컬리 관계자는 “별도기준으로 지난해 1분기 흑자를 달성했지만 컬리넥스트마일과 컬리페이 등 물류·결제 계열사를 포함한 연결기준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1분기 전체 거래액(GMV)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 늘어난 844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통계청이 집계한 올 1분기 국내 온라인 쇼핑 성장률(거래액 기준 2.6%)을 6배 가까이 뛰어넘는 수치다. 컬리 측은 “식품과 뷰티 등 중심 사업의 안정적 성장과 신규 사업 확대를 통한 매출 다각화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식품 카테고리 경우 1분기 거래액은 1년 새 16% 증가했다. 2022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화장품·패션 판매 채널 뷰티컬리 역시 명품과 럭셔리, 인디 브랜드 등의 판매 호조로 고른 성장을 유지했다.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판매자배송 상품(3P)과 풀필먼트 서비스(FBK), 물류대행 등도 전체 거래액 증대에 기여했다. 3P의 경우 올 1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다. FBK는 생활·주방 카테고리 내 비중을 확대하는 동시에 신규 입점사를 늘리며 사업 규모를 키웠다. 컬리는 향후 3P와 FBK의 카테고리를 다각도로 확장할 계획이다.

컬리는 국내 최다 가입자를 보유한 네이버와도 전략적 협력에 나서고 있다. 연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입점해 컬리가 보유한 프리미엄 식품, 생필품 등을 선보이고 외연 확장을 노린다.

컬리는 2018년부터 상장을 준비해 왔지만 10년간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부진 여파로 IPO가 중단된 상태다. 1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냈지만 당장 IPO를 재추진하기보다 당분간 수익 구조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컬리 관계자는 “상장을 위한 준비는 꾸준히 진행 중이며 주식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좋은 시점을 찾고 있다”며 “2분기에도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성장성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