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은 오는 7월 말부터 국내 주식형 공모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최근 변동성 장세가 펼쳐지면서 공모펀드 인기가 되살아나고 있어 직상장 공모펀드가 분위기를 이어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등은 업계와 논의해 공모펀드 직상장 시점을 7월 말로 정했다. 당초 내달 상장 예정이었지만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연기했다.
공모펀드는 오랜 기간 부진한 수익률로 투자자의 자금을 갉아먹으며 신뢰를 잃었다. 다만 최근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2기 이후 시장 변동성이 커졌는데, 공모펀드 수익률이 지수형 ETF 등을 앞서며 투자금 유출이 멈춘 상태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에 1500여억원의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공모펀드는 최근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보편적인 투자 방법으로 자리 잡은 상장지수펀드(ETF)와 달리 기초지수가 없어 운용 제한이 없다. 또 전적으로 펀드매니저에게 투자를 맡긴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ETF는 기초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어 시장 상황에 맞춰 투자자 스스로 사고파는 판단이 필요하다. 액티브 ETF가 있지만, 기초지수와 무관한 운용을 하기는 어렵다.
이날까지 거래소에 공모펀드 상장을 신청한 자산운용사는 없지만 10여개 펀드가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어떤 상품이 상장에 적합할지 논의하고 있다”며 “시스템 개발이 늦어지면서 아직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투협회는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중 순자산 규모 500억원 이상인 펀드를 상장할 수 있도록 범위를 좁혔다.
설정액 500억원 이상 펀드 중 가장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 중인 펀드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이다. 올해 들어 36.85%의 수익을 냈다. 이 기간 코스피는 8.73% 올랐다.
VIP자산운용의 ‘VIP한국형가치투자증권자투자신탁[주식]’도 올해 18.42%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 펀드는 저평가됐다고 판단되는 종목을 선별해 투자한다. 기업의 본연 가치와 무관한 요인으로 주가가 급락하면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 편의성이 높아진 만큼 수익률이 입증된다면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