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중동 3개국(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아랍에미리트) 순방에 나섰다. 지난달 말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 참석을 제외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해외순방은 2기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나흘간의 이번 순방은 경제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외교안보 성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날 오전 사우디에 도착한 트럼프는 리야드 왕궁에서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만났다. 이 자리에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엔비디아의 젠슨 황, 오픈AI의 샘 올트만 최고경영자(CEO)도 배석했다.
트럼프는 이번 순방에서 중동 국가들로부터 각종 투자를 유치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지만, 가자지구 전쟁에 관한 실질적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날 억류 인질 중 마지막으로 남은 21세 미국인 에단 알렉산더를 ‘호의 표시’라며 석방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하마스가 미국으로부터 전쟁 종식에 나설 것이라는 약속을 받지 않고 미국인 인질이라는 중요한 협상 카드를 포기했을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알렉산더 석방을 두고 “우리의 군사적 압력과 트럼프의 외교적 압박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이번 순방에서 이스라엘을 제외한 것이 네타냐후에 대한 압박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오는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이 성사될 경우 트럼프가 참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