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99도까지 뜨거워져도 끓지 않습니다. 기도에도 임계점이 있습니다. 임계점을 돌파합시다. 오직 주님만 붙듭시다. 혼란과 갈등으로 이어진 난제를 풀어갈 방법은 오직 기도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은혜의 분수령이 되길 기도합시다.”
제62회 전국 목사장로기도회(목장기도회)가 13일 부산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에서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의 기도 요청으로 막을 올렸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총회장 김종혁 목사) 지도자들이 모여 사흘간 이어지는 ‘기도행전’이다. 3000여명의 참석자는 곧이어 두 손을 들고 통성으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목장기도회는 예장합동 총회의 9월 정기총회에 이어 가장 많은 인원이 모이는 현장이다. 교단 목회자와 장로의 영성 회복과 교회 부흥을 위해 1964년부터 진행하는 연례행사다. 이번 기도회의 주제는 ‘십자가, 다시 복음 앞에’(롬 1:16)이다.
총회는 폐회예배 전까지 기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조정했다. 신임 노회장 축하패 전달식 등 부대행사는 개회예배에 앞서 치렀고, 총회장상 시상과 경품 추첨은 폐회예배 이후 진행하기로 했다. 참석자들은 개·폐회예배, 두 차례의 저녁 예배뿐 아니라 7차례의 전체강의, 12개 주제별 선택식 트랙강의 시간에 참여한다. 또한 ‘한국교회 신뢰 회복’ ‘가정과 교회의 회복’ ‘다음세대 부흥’ ‘6·3 대선’ 등 115개에 달하는 제목을 두고 기도한다.
올해 목장기도회엔 예년과 달리 목회자와 장로가 아내와 함께 참석한 게 특징이다. 부부 동반 목장기도회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부 사이의 영적 유대감 강화를 위해 마련됐다.
전남 보성에서 온 최원철(56) 벌교대광교회 목사는 “평생 동역자인 아내와 함께 은혜받고 기도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이번 기도회가 영적 자양분을 공급받는 재충전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남편 신호식(51) 장로와 함께 참석한 김정현(48) 새로움교회 집사는 “부부가 함께 외부 기도회에 참석한 건 처음”이라며 “기도회를 통해 가정과 교회에서 믿음의 모범이 되는 신앙인으로 성장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첫날 저녁 집회에선 소강석(새에덴교회) 장창수(대명교회) 목사가 각각 ‘다시 십자가, 다시 복음’(고전 2:1~5)과 ‘배 안의 사람, 배 밖의 사람’(마 14:22~33)을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소 목사는 “십자가의 사랑으로 화해의 중재자가 돼야 할 한국교회가 이념과 팬덤으로 분열과 갈등의 중심에 섰다”며 “우리 교단부터 십자가 복음으로 돌아가자”고 요청했다.
장 목사는 “예측 불가능한 인생의 바다에서 우리가 신뢰할 대상은 오직 주님”이라며 “주님을 전적으로 의지할 때 우리를 둘러싼 고난을 이해할 수 있고 믿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