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반도체·정보기술(IT) 자회사에 대한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IT 서비스 전담 회사인 SK C&C는 사명을 SK AX로 바꾸고, 사내독립기업(CIC) SK머티리얼즈가 보유하던 자회사 4곳과 데이터센터의 모회사를 변경했다. 비효율적인 사업을 정리하고 그룹 재원을 인공지능(AI)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SK C&C는 다음 달 1일부로 사명을 SK AX로 변경한다고 13일 밝혔다. AX는 인공지능(AI) 전환을 뜻하는 단어다. 기업의 목표와 체질을 AI에 맞게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SK C&C는 그동안 그룹의 IT 서비스를 담당했지만 앞으로는 서버 관리·전산 지원 등 전통적인 IT 업무에서 더 나아가 AI를 핵심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AI를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닌 혁신 수단으로 쓰겠다는 것이다. 업무 분석·시스템 설계 및 구축·지능형 자동화·운영 최적화 등을 통해 2027년까지 생산성을 30% 이상 향상시킨다는 목표다.
SK그룹은 그룹 내에 흩어져 있는 중복 사업에 대한 리밸런싱도 진행한다. SK㈜는 전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SK머티리얼즈의 반도체 소재 자회사 4곳을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재편하기로 의결했다. SK C&C가 보유한 30메가와트(㎿) 규모의 판교 데이터센터는 SK브로드밴드에 5000억원에 매각한다.
이번 의결에 따라 SK㈜는 본래 SK머티리얼즈 산하에 있던 SK트리켐(65%)·SK레조낙(51%)·SK머티리얼즈제이엔씨(51%)의 보유 지분을 SK에코플랜트에 현물 출자한다. 지분 100%를 보유한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에 대해서는 SK에코플랜트와 포괄적 주식 교환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반도체 기업 에센코어와 SK에어플러스를 자회사로 받아들인 데 이어 또다시 자회사를 늘리게 됐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이번 데이터센터 인수로 가산·서초·일산 등 총 9곳에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게 됐다.
SK㈜ 관계자는 “앞으로도 자회사 성장을 주도하고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등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지주사 본연의 역할을 적극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