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내란 종식” 김문수 “反이재명”

입력 2025-05-12 18:49 수정 2025-05-12 23:1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 대선 출정식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두 팔을 번쩍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은 헌정 질서와 민생을 파괴한 거대 기득권과의 일전”이라고 말했다. 오른쪽 사진은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모습. 김 후보는 “비 온 뒤 땅이 굳는다. 우리가 싸운 건 더 굳은 단합으로 가는 바탕”이라고 말했다. 이병주 기자, 대구=최현규 기자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통령을 뽑기 위한 22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이 17일 시작됐다. 기호 1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내란 종식’을 기치로 압도적 정권교체를 호소했다. 기호 2번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반(反)이재명’ 전선을 구축해 대역전극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기호 4번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세대교체를 통한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약속했다.

이재명 후보는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대선 출정식에서 “이번 대선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결이 아닌, 내란으로 나라를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헌정 질서와 민생을 파괴한 거대 기득권과의 일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내란 잔당’으로 칭하며 “2차, 3차 내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저들의 반란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동시에 ‘국민 통합’에도 방점을 찍었다. 그는 “더 낮은 자세로 대통령의 제1 사명인 국민 통합에 확실하게 앞장서겠다”며 “이제부터 진보의 문제, 보수의 문제란 없다. 오로지 대한민국의 문제, 국민의 문제만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극적인 역전을 자신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에 대해 “(1996년 15대 총선 당시) 저는 선거를 시작할 때 3등이었다가 마지막 3일 전에 1등으로 올라갔었다”며 “대통령 선거도 매우 다이내믹하다”며 반전을 확신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산수가 아니고 민심이 엄청난 에너지로 드라마를 쓰는 드라마틱한 활동”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대구 서문시장 집중 유세에서 이 후보의 대장동 관련 의혹을 거론하며 “그거 하나 개발하고 지금 감옥 가거나 수사받다가 갑자기 죽어버린 사람이 몇 명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채널A 인터뷰에서는 “계엄으로 고통을 겪는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처음으로 공개 사과했다.

이준석 후보는 거대 양당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파고들었다. 그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저야말로 정권교체와 세대교체, 시대교체를 이뤄내야 하는 사명을 가진 후보”라며 “이번 대선은 이준석과 이재명의 일대일 대결장”이라고 주장했다.

세 후보는 모두 공식 선거운동 첫날 일정을 경제에 무게를 두며 시작했다. 이재명 후보는 출정식 뒤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IT 분야 종사자들과 만나 창업 스타트업 지원을 대규모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김 후보는 이날 새벽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순대국밥을 먹으며 서민 경제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경제가 장기 구조적 침체 국면에 들어갔고 그 여파로 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어려움에 처한 현실을 잘 보여주는 곳”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준석 후보는 전남 여수의 국가산단 화학공장에서 선거운동에 돌입하며 “24시간 내내 대한민국 재도약을 걱정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최승욱 이종선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