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1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찾아 “저는 정말 시장 대통령, 민생 대통령, 경제 대통령이 돼야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부터 이틀간 서울·대전·대구·울산·부산을 훑는 ‘경부하행선 유세’를 신호탄으로 22일간의 선거전에 들어섰다.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빚어진 내홍으로 다른 후보들보다 선거 돌입이 늦었던 만큼 압축적인 일정을 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이날 새벽 가락시장 상인들을 만나 “가락시장이 (장사가) 안 되면 전국이 다 안 된다. 장사 되게 제가 책임지고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식당이 안 되는 게 아이들이 없다. 그래서 외식을 안 한다”며 “나이 든 분들이 식당에 가서 먹을 일이 없어서 그게 제일 문제”라고 덧붙였다. 붉은색 점퍼와 흰색 운동화를 신은 평상복 차림으로 나선 김 후보는 상인들과 순댓국으로 아침 식사를 함께했다.
김 후보는 시장 방문을 마친 뒤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장기, 구조적 침체 국면에 들어와 있다”며 “그 여파로 장사하는 소상공인,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에 처한 현실이 잘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려움 속에서 밤잠을 자지 않고 일하는 여러분의 땀과 노고가 열매 맺도록 더 낮은 곳에서 뜨겁게 섬기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도중 “풍요롭게 하는 것이 진보이지 가난하게 하는 것이 진보인가. 가짜 진보를 확 찢어버리고 싶다”고 과격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탈북민 출신 박충권 의원을 단상에 불러 “대한민국에서 북한을 자유통일, 풍요로운 북한으로 만들 수 있는 정당은 국민의힘 하나밖에 없느냐. (더불어)민주당도 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박 의원은 “국민의힘밖에(없다)”라고 답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대한민국 파이팅, 자유통일 파이팅”이라고 구호를 외쳤다.
오후에는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묘역을 방문하며 안보·보훈 행보에 나섰다. 김 후보는 국가사회공헌자, 제2연평해전 및 연평도 포격 전사자, 천안함 46용사 묘역, 한준호 준위 묘역 등을 찾았고, 참배 중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그는 참배 뒤에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 할아버지도 의병으로 돌아가셨다”며 “호국보훈 정신을 기리고 가족들을 더 명예롭게 모시는 것을 국가의 모든 사업 중 첫 번째로 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어 ‘보수정당의 성지’로 불리는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았다. 김 후보는 “서문시장을 살리고 대한민국 경제와 민생을 살리겠다”며 시민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그는 “그동안 우리가 잘못한 게 많다”면서도 “그러나 이 대한민국을 지켜낸 게 ‘낙동강 전선’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13일 대구·울산·부산 일정을 이어가며 영남권 ‘집토끼’ 표심 다잡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구자창 성윤수 기자, 대전·대구=정우진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