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난 ‘시장 대통령’… 가난하게 하는 가짜 진보 찢겠다”

입력 2025-05-12 18:45 수정 2025-05-12 22:16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새벽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만나며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 일정을 시작하고 있다. 김 후보는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장기, 구조적 침체 국면”이라며 “저는 시장 대통령, 민생 대통령, 경제 대통령이 돼야겠다”고 말했다. 최현규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1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찾아 “저는 정말 시장 대통령, 민생 대통령, 경제 대통령이 돼야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부터 이틀간 서울·대전·대구·울산·부산을 훑는 ‘경부하행선 유세’를 신호탄으로 22일간의 선거전에 들어섰다.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빚어진 내홍으로 다른 후보들보다 선거 돌입이 늦었던 만큼 압축적인 일정을 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이날 새벽 가락시장 상인들을 만나 “가락시장이 (장사가) 안 되면 전국이 다 안 된다. 장사 되게 제가 책임지고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식당이 안 되는 게 아이들이 없다. 그래서 외식을 안 한다”며 “나이 든 분들이 식당에 가서 먹을 일이 없어서 그게 제일 문제”라고 덧붙였다. 붉은색 점퍼와 흰색 운동화를 신은 평상복 차림으로 나선 김 후보는 상인들과 순댓국으로 아침 식사를 함께했다.

김 후보는 시장 방문을 마친 뒤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장기, 구조적 침체 국면에 들어와 있다”며 “그 여파로 장사하는 소상공인,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에 처한 현실이 잘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려움 속에서 밤잠을 자지 않고 일하는 여러분의 땀과 노고가 열매 맺도록 더 낮은 곳에서 뜨겁게 섬기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도중 “풍요롭게 하는 것이 진보이지 가난하게 하는 것이 진보인가. 가짜 진보를 확 찢어버리고 싶다”고 과격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탈북민 출신 박충권 의원을 단상에 불러 “대한민국에서 북한을 자유통일, 풍요로운 북한으로 만들 수 있는 정당은 국민의힘 하나밖에 없느냐. (더불어)민주당도 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박 의원은 “국민의힘밖에(없다)”라고 답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대한민국 파이팅, 자유통일 파이팅”이라고 구호를 외쳤다.

오후에는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묘역을 방문하며 안보·보훈 행보에 나섰다. 김 후보는 국가사회공헌자, 제2연평해전 및 연평도 포격 전사자, 천안함 46용사 묘역, 한준호 준위 묘역 등을 찾았고, 참배 중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그는 참배 뒤에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 할아버지도 의병으로 돌아가셨다”며 “호국보훈 정신을 기리고 가족들을 더 명예롭게 모시는 것을 국가의 모든 사업 중 첫 번째로 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어 ‘보수정당의 성지’로 불리는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았다. 김 후보는 “서문시장을 살리고 대한민국 경제와 민생을 살리겠다”며 시민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그는 “그동안 우리가 잘못한 게 많다”면서도 “그러나 이 대한민국을 지켜낸 게 ‘낙동강 전선’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13일 대구·울산·부산 일정을 이어가며 영남권 ‘집토끼’ 표심 다잡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구자창 성윤수 기자, 대전·대구=정우진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