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관세 충격이 본격화하면서 5월 초순 수출이 여섯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1~10일 주요 수출국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넘게 빠졌다. 전체 수출도 23% 급감하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였던 2020년 10월 이후 4년 7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관세청은 5월 1~10일 기준 전체 수출액이 128억 달러(약 17조9404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 감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수입은 146억 달러로 15.9%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17억 달러 적자로 지난해 5억 달러 적자보다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정부는 아직 유의미한 수출 감소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관세청은 5월 초순 조업일수가 10일 중 5일에 그친 점이 수출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최대 교역국 미국으로의 수출 감소 폭이 특히 두드러졌다. 관세 영향이 본격화한 미국으로의 수출액은 19억9200만 달러로 30.4% 감소했다. 또 다른 주요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수출도 20.1% 줄어든 28억2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유럽연합(-38.1%) 일본(-30.0%) 베트남(-14.5%) 수출도 줄었다. 다만 대만(14.2%) 말레이시아(13.0%) 수출은 늘었다.
주요 수출 10대 품목 중 반도체만 유일하게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14.0% 늘어난 34억19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가전제품은 47.2% 감소한 1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철강제품(-41.2%) 석유제품(-36.2%) 승용차(-23.2%) 선박(-8.7%)도 감소세를 보였다.
조업 일수를 고려한 이 기간 일평균 수출액은 1.0%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조업 일수를 감안한 수출 추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거의 유사하다고 보고, 미국이나 중국행 수출 감소 비율도 비슷하게 빠져 특이사항은 아직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