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반지하 주택이 밀집한 골목길에 ‘반지하 침수경보시설’을 전국 최초로 도입한다. 빗물이 한 번에 시내 하천으로 몰리지 않도록 공원 연못·호수 등에 빗물을 담는 ‘빗물그릇’(자연형 저류지)도 12곳으로 늘린다. 오는 15일부터 10월까지 기습 폭우 등에 실시간 대응하는 ‘풍수해 재난안전대책본부’도 24시간 운영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2일 서울시청에서 2025년 풍수해 안전대책 추진현황 보고회를 주재하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안전대책을 점검했다. 오 시장은 “기후위기가 전 지구적 현상이 돼 일상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재난 대비는 더욱 철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의 안전한 여름이 우리 손에 달렸다는 각오로 풍수해 대책을 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는 먼저 반지하 주택이 몰려있는 관악·동작·영등포구 등의 골목길 15곳에 반지하 침수경보시설을 전국 최초로 설치한다. 가로등, 전신주 등에 소형 레이더 센서를 부착해 골목길의 수위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것이다. 기존 관측 장비는 설치에 넓은 공간이 필요해 주로 대로변에만 구축될 수 있었다.
시는 서울 전역에 설치된 강우량계와 도로수위계를 활용해 ‘저지대 침수 우려 지역’ 정보도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이를 바탕으로 침수 예·경보를 발령할 방침이다.
빗물그릇도 서서울공원, 평화의공원 등 5곳에 추가해 12곳에서 운영된다. 빗물그릇은 공원의 연못·호수에 빗물을 담아 침수를 예방하는 자연형 저류지다. 빗물이 시내 하천에 몰려 수위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을 막는다. 12곳의 빗물그릇은 빗물 75만7000톤을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신월동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저류량 32만톤의 2.4배 규모다.
시는 이밖에 침수 위험이 있는 지하차도 98곳의 차도면이 10㎝ 이상 침수되면 즉시 출입을 통제한다. 산사태 취약지역 492곳은 산림청 예측 정보를 기반으로 산사태 예·경보를 발령해 주민 대피를 지원한다.
한편 시와 서울경찰청은 오는 16일부터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와 서초구 반포 학원가 일대를 ‘전동킥보드(개인형 이동장치·PM) 없는 거리’로 운영한다. 보행자의 안전을 위한 것으로, 전동킥보드 없는 거리는 전국 최초다.
전동킥보드 통행금지 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11시까지다. 통행금지를 위반하면 범칙금 3만원과 벌점 15점이 부과된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선 범칙금 6만원과 벌점 30점이 부과된다. 다만 5개월간 홍보 및 계도기간을 갖는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