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우여곡절 끝에 ‘기호 2번’을 달고 생환했다. 당내 주류 세력의 후보 교체 시도에 후보 자격 박탈 직전까지 내몰렸다가 당원 투표가 구명줄이 되면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본선에 나선다. 12일부터 본격 막이 오르는 공식 선거운동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3자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김 후보는 11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직접 찾아 제21대 대선 후보 등록을 마쳤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는 우리 대한민국이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 행복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라며 “제가 반드시 당선돼 대한민국을 더 위대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당내 주류 세력의 후보 교체 시도로 후보 지위 박탈 직전까지 갔다가 기사회생했다. 전날 전 당원을 대상으로 실시된 찬반 투표에서 후보 교체 안건이 부결되면서 가까스로 후보 지위를 유지하게 된 것이다. 김 후보는 “굉장히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며 “당의 의원총회나 지도부의 방향이 강하게 작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이겨내고 민주주의를 바로 세운 당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단일화 사태로 출발이 늦은 김 후보는 이날 곧바로 상견례 차원의 의총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잇달아 열며 본선 선거운동 채비를 갖췄다. 우선 단일화 파동 책임을 지고 사퇴한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 후임에 1990년생으로 당내 최연소 국회의원인 김용태 의원을 택했다. 김 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도 맡는다. 당 사무총장에는 4선의 박대출 의원을 내정했다.
김 후보는 12일 새벽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다. 약점으로 거론되는 수도권 중도층 민심 공략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중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이어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한 뒤 대구 서문시장을 찾는 ‘경부 하행선’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김 후보의 참전으로 6·3 대선 본선 대진표도 완성됐다. 지난 10일 선관위 등록을 한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각각 ‘기호 1번’과 ‘기호 4번’을 달고 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7~9일 실시한 3자 구도 가상대결 조사 결과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52.1%의 지지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각각 31.1%, 6.3%를 나타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 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현수 성윤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