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던 편의점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수년간 고전하고 있는 와중에도 승승장구했던 편의점마저 수익성 악화 추세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포화 상태에 빠진 내수시장에 소비심리 위축까지 더해지면서 타격을 입었다. 편의점업계는 판매 카테고리를 넓히고 해외로 눈을 돌리는 등 성장 동력 발굴에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CU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2조165억원, 영업이익은 226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은 다소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1분기 CU의 매출은 1조9538억원, 영업이익은 326억원이었다. 매출은 3.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30.7%나 감소했다. 경쟁사 GS25의 상황도 비슷하다. GS25 올해 1분기 매출은 2조123억원, 영업이익은 172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4.6% 줄어들었다.
그나마 선방한 매출 전망도 좋은 편은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3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편의점 업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다.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편의점업계의 분기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과 계속되는 소비침체 등이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매출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임대료·인건비 등 비용 증가 폭이 더 컸던 셈이다. 편의점은 매출 구조상 마진율이 낮은 상품이 많다. 수년간 이어온 공격적인 출점으로 전국 편의점 점포 수까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편의점업계는 최근 출점은 자제하고, 우량 점포를 중심으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 수익이 높은 점포나 특화매장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분위기다.
카테고리를 더욱 다양화하려는 것도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의류 브랜드와 협업해 옷을 판매하고, 화장품 등 뷰티 상품 수도 늘려가는 모습이다. 주 소비자층인 1~2인 가구를 겨냥해 신선식품도 확대해나가고 있다. 자체 브랜드(PB) 상품 등을 늘리고 경쟁사와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는 전략을 가져가는 중이다. PB 상품은 원가 절감에 강점을 보이지만, 마진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편의점도 해외로 눈을 돌리는 중이다. 주요 편의점들은 해외 출점을 가속하면서 돌파구를 찾는 중이다. CU는 몽골에서 500개에 가까운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GS25는 베트남에 350개가 넘는 점포를 보유 중이다. K컬처 열풍에 힘입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한국 식문화를 소개하면서 지역 상권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점유율을 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어떤 업종도 내수 부진 장기화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편의점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만큼 위기의식을 갖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어느 때보다 신경 써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