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찬스 왔다”… 몸값 뛰는 이준석

입력 2025-05-11 18:58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인근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브리지 걷기 축제에 참가해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11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 장소로 유명한 부산 강서구 명지시장을 찾아 “그분의 고뇌를 계승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12일을 하루 앞두고 지역주의 타파로 상징되는 ‘노무현 정신’을 이어받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대선 후보 교체 시도가 당원들의 반발로 무산되면서 이 후보가 최대의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에 실망한 범보수 진영 표심이 이 후보에게 쏠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후보는 명지시장에서 시민들과 만나 “바로 이곳이 25년 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이야기했던 곳”이라고 입을 뗐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이곳에 섰을 때의 외로움과 비슷한 걸 겪어봐서 너무나도 잘 안다”며 “그 외로움은 본인이 옳은 방향으로 갈 때 다른 사람들이 ‘왜 바보같이 대세에 편승하지 않느냐’고 얘기할 때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지시장은 노 전 대통령이 2000년 16대 총선 당시 서울 종로를 포기하고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한 뒤 청중 없는 공터에서 연설했던 곳이다.

이 후보는 12일 첫 일정으로는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를 찾는다. 이 후보 측은 “영호남을 이었던 노무현처럼 ‘동서 화합’을 말하겠다는 것”이라며 “한국의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인 여수 산단에서 미래로 나아갈 길도 밝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3자 대선 구도가 굳어지면서 범보수 단일화나 ‘반(反)이재명 빅텐트’의 키는 이 후보가 쥐게 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간 지지율 합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넘어설 수 있을지 여부가 1차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준석에게는 최고의 기회”라며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는 득표율 15% 이상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보수 표심이 총결집하고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반이재명 연대’가 굳건해지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