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한 해 농사를 판가름할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드래프트가 막을 내렸다. ‘카메룬 거포’ 모마(사진)를 데려와 전력 상승을 이룬 한국도로공사는 차기 시즌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0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025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드래프트 마지막 일정을 소화했다. 현대건설에서 한국도로공사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모마는 여자부 최초로 5년 연속 V리그에서 뛰게 됐다.
이번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선 ‘경력직’ 선수들이 대거 재계약을 맺었다. 구단 선호도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던 기대주들이 행사 직전 불참을 결정한 데다, 그나마도 기존 선수를 뛰어넘을 만큼의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 탓이다.
남자부에선 봄배구 ‘3강’ 팀인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 KB손해보험이 각각 레오, 러셀, 비예나와 동행을 이어가기로 했다. 여자부에서도 GS칼텍스가 실바와 일찌감치 재계약을 맺으며 굳건한 신임을 드러냈다.
반면 현대건설은 모마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카메룬 출신의 아포짓 스파이커 모마는 2021-2022시즌 GS칼텍스에 지명되며 V리그에 입성한 뒤 힘과 점프력에서 강점을 보이며 거포로서 가치를 입증했다.
2023-2024시즌 현대건설로 둥지를 옮긴 후에도 팀의 봄배구 진출을 이끄는 등 꾸준히 활약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엔 코트 위에서 과한 감정 표출로 얼굴을 붉힌 뒤 출전 시간이 크게 줄면서 재계약 전망이 어두워졌다.
결국 모마는 V리그에서의 5번째 시즌을 다른 팀에서 치르게 됐다. 4순위 지명권을 얻은 한국도로공사는 모마를 지명했다. 김호철 IBK 기업은행 감독은 “한국도로공사 전력이 확실히 좋아졌다”며 “모마의 영입으로 밸런스가 맞아지면서 우승 후보가 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아시아쿼터 선수 타나차와 재계약을 맺은 한국도로공사는 새로운 공격수 조합을 선보이게 됐다.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리그 정상급 리베로 임명옥을 내준 터라 수비에서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게 우승 도전을 위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임명옥이 빠진 자리를 잘 메우는 게 중요하다”며 “리베로 포지션은 백업을 준비할 계획이다. 다른 팀에서의 영입도 고민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누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