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우리 여기서 같이 사진 찍어요. 엄마 아빠도 같이요!”
언제라도 다시 비가 쏟아질 것 같은 우중충한 날씨였는데도 교인들의 얼굴엔 밝은 웃음이 가득했다. 어린이들은 담임목사에게 달려가 안기는가 하면 기념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쌓는 교인들도 눈에 띄었다. 거리를 걸으며 스마트폰에 저장된 교회의 옛 사진을 보며 대화하는 교인들도 있었다.
서울 서초구 남서울교회(화종부 목사)가 10일 교회 설립 50주년을 기념해 진행한 걷기 캠페인 현장의 모습이다. 행사는 반백년 동안 받은 은혜를 기억하고 미래로 함께 나가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교회와 한강을 잇는 2.4㎞ 구간에서 진행된 이날 캠페인엔 교회학교 학생부터 어르신까지 600여명이 참석했다. 1985년 23살 때부터 교회에 출석했다는 백석기 장로는 “1시간이 안 걸릴 정도로 짧은 거리였지만 교회 공동체의 일체감과 소속감을 새롭게 느낄 수 있었다”며 반색했다.
교회는 설립 50주년 표어를 ‘50년의 감사, 희년의 소망을 경험하라’로 정하고 매달 기념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일회성 행사로 50주년을 기념하기보다 전 교인이 1년 동안 50주년의 의미를 나누기 위해서다.
올 초엔 각각 희년 특별기도회와 공동체 성경읽기를 진행했고 3월부턴 많은 수의 교인이 공동체 성경쓰기에 참여하고 있다. 정반석 행정목사는 “필사는 지금도 진행하고 있다”며 “시니어·장년·청년·교육부에서 각 한 권씩 성경을 필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만든 필사 성경은 e북으로도 발행할 예정이다. 교회가 설립된 7월에는 기념예배와 음악회도 진행한다.
남서울교회는 1975년 7월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홍정길 목사가 개척했다. 이후 1996년 이철 목사가 후임으로 부임했으며 2012년부턴 화종부 목사가 이끌고 있다.
화종부 목사는 “남서울교회 역사는 우리 교회만의 행복과 성장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의 건강성을 고민하며 달려온 여정이었다”며 “앞으로의 50년은 각자도생이 아니라 한국교회가 서로를 부축하며 성장하는 시대가 돼야 하는데 다음세대가 우리를 이어 예수 그리스도의 충실한 제자가 돼 더욱 건강한 교회의 역사를 써내려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