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의 전산 장애가 끊이지 않아 투자자 피해가 늘고 있다. 미국 주식 투자가 대중화됐고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 등장으로 투자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증권사들의 전산 시스템 관리 능력이 이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5시 39분부터 약 14분간 토스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접속이 되지 않았다. 대체거래소 애프터마켓(오후 3시 30분~8시) 시간에 해당해 투자자들의 불편을 겪었다. 토스증권은 지난 3월 19일에도 30분가량 해외 종목 정보 조회 오류가 발생한 바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달 6일 오후 10시 35분부터 약 1시간가량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MTS에서 미국 주식 거래가 되지 않았다. 메리츠증권은 미국 주식 전산 장애는 지난해 12월 이후 세 번째다. 지난 2월 21일에는 특정 미국 주식 합병 비율 산정에 오류가 발생해 투자자에게 혼란을 줬다.
투자자가 늘어났지만 증권사 전산 시스템은 고도화되지 못한 탓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1월 해외 주식 매매 수수료와 환전 비용을 일정 시점까지 받지 않는 계좌를 출시한 이후 고객이 크게 늘었는데 그 이후 전산 장애 발생 빈도가 늘었다.
대체거래소 도입에 대한 대비도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넥스트레이드가 개장한 지난 3월 4일에는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에서 주식 체결 조회 지연과 실시간 시세 조회 오류가 발생했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3~4일 연이틀 주식 매매가 먹통이 됐다. 금융감독원은 정확한 전산 장애 원인 등을 파악하기 위해 수시 검사에 착수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