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인내하며 존중하는 부부

입력 2025-05-12 03:06

부부 관계의 핵심 중 하나는 인내입니다. 사랑이 단조로워지거나 식으면 인내심은 바닥나기 쉽습니다. 더 이상 서로를 기다려주지 못하고 짜증과 분노를 쏟아내며 상처 주는 말을 하곤 합니다. 부부는 하나님의 크신 인내를 기억하며 인내의 성품을 키워야 합니다.

인내를 성장시키기 위해 우선해야 하는 작업은 부부가 서로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낮추는 것입니다. 기대가 클수록 인내심은 쉽게 고갈됩니다. 작은 실수에도 조급해하고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며 “당연히 이 정도는 해줘야지”라는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하지만 ‘당연히’ ‘이 정도’의 기준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일 때가 있습니다. 평이하다고 여기는 기대가 배우자에겐 높은 기준일 수 있습니다. 기대를 낮춤으로써 인내의 폭을 넓힐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수많은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으시고 인내로 변화를 기다리십니다. 우리 또한 배우자를 인내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상대의 변화와 성장을 믿고 지지해야 합니다. 인간의 변화는 서서히 진행됩니다. 조급하게 변화를 강요하기보다 인내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또 하나님은 인내로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고전13:7) 인내에는 떠나지 않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당장은 배우자가 실망스럽고 포기하고 싶어도 진정한 인내는 끝까지 기다려주는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부부 사이가 냉랭해지기 시작하는 시점은 서로가 서로를 포기하기 시작할 때부터 입니다. 사랑이 식고 실망만 남을 때, 서로를 기대하지 않는 포기 상태가 됩니다. 이는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인내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인간은 자기중심적일 때가 많기 때문에 자신의 단점보다는 배우자의 단점을 쉽게 지적합니다.(마7:3~5) 자신의 눈 속 들보는 보지 못하고 상대의 티끌만 볼 때도 있습니다. 인내하는 성숙한 관계를 위해 자신을 더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나는 왜 조급한가’ ‘왜 나는 쉽게 분노하는가’ ‘내 안에 변화될 부분은 없는가’라고 스스로 질문해야 합니다. 우리는 불완전하며 인내는 서로 주고받는 상호적인 관계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신의 부족한 인내심을 먼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온전한 인내는 서로에 대한 깊은 공감과 진심 어린 위로를 가능하게 합니다.(롬15:5) 하나님은 낙담한 우리를 위로하십니다. 진정한 위로는 낙심한 자를 일으켜 세우는 힘이 있습니다. 부부는 서로에게 위로자, 격려자, 그리고 인내하는 자가 돼야 합니다. 인내를 온전히 이루기 위해 부부는 예수 그리스도를 함께 본받아야 합니다. 본받고자 하는 자에게 주님은 능력을 주십니다. 결혼 생활에서 우리는 연약함을 경험하고, 자신의 힘만으로는 온전한 사랑이 어렵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을 본받아 살아가고자 할 때 부부는 서로의 뜻을 같이할 수 있습니다. 서로 뜻이 같다는 것은 온전히 하나 됨을 의미합니다. 다툼이나 균열 없는 평화로운 상태, 깊은 존중과 신뢰를 이룬 상태를 의미합니다. 결혼 생활이 길어질수록 부부는 믿음으로 서로 존중하고 높여주고 인정하며 끝까지 신뢰해야 합니다. 부부 관계를 돌아보고, 존중과 신뢰가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만일 사라졌다면 회복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또한 인내와 위로가 있는지 점검하고, 은혜 안에서 더욱 친밀하고 하나 되는 부부로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황규복 목사(CCC선교사훈련원)

◇황규복 목사는 CCC선교사훈련원(CMTC)에서 선교사 훈련을 담당하고 있고 사모인 김숙경 사랑연구소장과 함께 두란노 결혼예비학교 강사로 활발하게 강의하며 가정사역자로 가정을 살리는 사역에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