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품은 김민재… 유럽 빅리그 2번째 우승컵

입력 2025-05-12 01:40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오른쪽)가 1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우승 세리머니에서 팀 동료 해리 케인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철기둥’ 김민재가 두 번째 유럽 빅리그 트로피를 수집했다. 2023년 나폴리의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에 이어 바이에른 뮌헨을 분데스리가 정상에 올려놓으며 세계 정상급 수비수로서 위상을 과시했다.

뮌헨은 1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묀헨글라트바흐와 33라운드를 치른 뒤 우승 세리머니를 진행했다. 2023-2024시즌을 앞두고 뮌헨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올 시즌 뮌헨에서 처음으로 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한국 선수가 유럽 빅리그 두 곳에서 우승한 건 김민재가 처음이다.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나폴리의 33년 만의 우승에 기여한 그는 올 시즌 뮌헨에서 정규리그 27경기에 출전해 2년 만의 왕좌 탈환에 앞장섰다.

시상식에서도 중심에 섰다. 김민재는 아킬레스건 부상 여파로 이날 경기에 결장했음에도 주전 골잡이 해리 케인에 앞서 등장해 우승 메달을 받았다.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번갈아 들어 올릴 때도 6번째로 나서며 올 시즌 팀에 보인 헌신을 인정받았다.

최근의 ‘패싱 논란’도 불식시켰다. 뮌헨은 지난주 우승을 확정한 뒤 소셜미디어에 김민재가 빠져 있는 이미지를 게시해 비판받았다. 올 시즌 리그에서 2289분을 뛰며 팀 내 출전 시간 3위를 차지한 주전 수비수가 포스터에선 등장하지 않자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뮌헨은 뒤늦게 김민재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한국식 ‘꽃가마’를 타는 이미지를 올리기도 했다.

그간 뮌헨에서 겪은 노고를 한꺼번에 씻어낸 셈이다. 김민재는 2023-2024시즌 토마스 투헬 감독 체제에선 혹독한 주전 경쟁을, 올 시즌 뱅상 콩파니 감독 체제에선 ‘혹사 논란’과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

특히 올 시즌엔 위기가 많았다. 시즌 초반부터 진통제 투혼을 불사하며 수비진 줄부상을 홀로 메웠다. 아킬레스건염, 허리 통증, 인후통 등을 겪으면서도 경기 출전을 강행하느라 실책의 빌미를 줘 혹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각종 위기에도 흔들림 없이 뮌헨의 뒷문을 책임지며 결국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제 뮌헨은 또 다른 우승 트로피 수집을 위한 여정에 돌입한다. 17일 호펜하임과의 리그 최종전을 치른 뒤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을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뮌헨은 이번 대회에서 오클랜드 시티(뉴질랜드),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 벤피카(포르투갈)와 함께 C조에 속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