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2029년 개항 불투명… 현대건설 수의계약 중단

입력 2025-05-09 00:18
이용객이 몰려 혼잡한 김해공항 국제선 터미널 모습. 김해공항의 탑승교 1기당 연간 승객수는 132만명으로, 인천공항의 56만명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혼잡하다. 큰 사진은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부산시 제공

국토교통부는 부산 가덕도신공항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컨소시엄(현대건설)과의 수의계약 절차를 중단한다고 8일 밝혔다. 현대건설의 낙찰자 지위를 ‘부적격’으로 판단하면서 향후 재입찰 또는 입찰 조건을 전면 재설계하는 ‘재기획’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로써 2029년 개항 목표가 물 건너간 것은 물론이고, 사업 자체가 장기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현대건설이 기본설계를 보완하지 않아 국가계약법령에 따라 수의계약 체결이 어려워진 만큼 현재 진행 중인 수의계약을 중단하는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달 28일 기존 84개월에서 108개월로 24개월의 공기 연장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기본설계를 국토부에 제출했고, 국토부는 이에 입찰공고문에 맞지 않다며 보완을 요청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공사의 난도와 안전성을 이유로 108개월 공사기간을 전제한 설계안을 고수하면서 국토부와의 협상이 결렬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공항·항만·설계 분야 전문가 250여명이 6개월간 투입돼 설계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공기를 84개월로 단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수의계약이 사실상 파기된 만큼 정부는 새 사업자를 찾기 위한 재입찰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국토부는 기존 84개월 공사기간을 조정하는 등 입찰 조건을 전면 재설계하는 ‘재기획’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새로운 업체 선정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대건설의 기본설계와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을 토대로 안전성과 품질이 확보되면서 일정 지연을 최소화하는 사업 정상화 방안을 신속히 마련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지난달 28일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과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기본설계에 대한 기술적 타당성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3일 전문가 자문회의를 발족해 TF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적정 공기 등에 대한 추가 검토에 들어간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