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5월 12일] 왕의 마음, 아비의 마음

입력 2025-05-12 03:07

찬송 :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384장(통434)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사무엘하 18장 33절

말씀 : “내 아들 압살롬아! 내 아들아, 내 아들 압살롬아! 내가 너를 대신하여 죽었더라면, 압살롬 내 아들아, 내 아들아!” 다윗의 입에서 터져 나온 이 외침은 단지 한 왕의 정치적 고뇌나 한 국가의 문제에 대한 반응이 아닙니다. 아비의 마음 깊은 심연에서 터져 나온 절규입니다. 압살롬은 다윗을 향해 칼을 들고 반역한 자였습니다. 왕으로서 다윗은 압살롬의 죽음을 통하여 나라를 지켜냈지만, 아비로서 그는 자기 아들의 죽음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왕의 판단과 아비의 마음은 늘 같지 않습니다. 압살롬은 친아버지 다윗에게 반란을 일으켰고, 수많은 사람을 선동해 왕권을 찬탈하려 했습니다. 나라를 생각한다면 다윗은 그의 제거를 기뻐해야 했겠지만 그 소식을 들은 그의 마음은 무너집니다. “내 아들 압살롬아”라는 외침 속에는 아비로서 자식의 죄보다 생명을 먼저 여기는 심정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도 이와 같지 않습니까.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 5:8)

가정의 상처는 오래 묵혀진 아픔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합니다. 다윗과 압살롬의 관계는 일찍이 금이 가 있었습니다. 딸 다말의 사건, 압살롬의 도피, 다윗의 침묵, 그리고 미적지근한 복귀는 둘 사이를 회복 없이 끌고 왔습니다.(삼하 13~14장) 회개 없는 용납, 거리 있는 복귀는 결국 공적 충돌이라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가정은 갈등이 없어서 건강한 것이 아니라 상처를 인정하고 대화하며 회복하는 과정이 있어야 건강한 것입니다.

왕이 아닌 아비로서 드러난 다윗의 눈물은 하나님의 아버지 되심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다윗은 압살롬의 죄를 몰랐던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는 아들의 죽음 앞에서 심판자이기를 거부하고 대신 죽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 장면은 장차 우리를 위하여 하늘 보좌를 버리고 오신 하나님의 아버지 마음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마 3:17) 하나님은 우리가 멸망하지 않도록 자기 아들을 내어주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가정 안에서 부모로서, 자녀로서, 때로는 서로의 상처와 갈등 속에 살아갑니다. 그러나 다윗의 절규 속에서 우리는 아비 되신 하나님의 마음을 배우고, 또한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회복하는 진정한 사랑의 길이 어디서 시작되어야 하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기도 : 자비로우신 하나님, 다윗의 절규 속에서 아버지의 마음을 배우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우리 가정 안에 깊이 감춰진 상처와 거리감이 있다면 주님의 십자가 사랑으로 덮어주소서. 심판보다 긍휼이 흐르고 외침보다 회복이 있는 가정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유병용 목사(로뎀나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