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 행보 재개 나선 이재명… “부동산, 세금 때려 누르지 않겠다”

입력 2025-05-08 18:50 수정 2025-05-08 23:2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선 후보 초청 경제5단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후보는 “경제를 살리는 일의 중심은 기업”이라며 정부가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8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5단체장과 만나 “민생을 살리는 일의 핵심은 경제를 살리는 일이고, 경제를 살리는 일의 중심은 기업”이라고 밝혔다. 재계가 정년 연장 및 ‘주 4.5일제’ 공약에 대해 우려를 표하자 “갑자기 할 수는 없다. 충분한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사법 리스크’ 부담을 털어낸 이후 다시 ‘경제·성장’ 행보에 나서며 중도층 공략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선 후보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과거처럼 정부가 경제·산업 문제를 제시하고 끌고 가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이제는 민간 영역의 전문성과 역량을 믿고 정부 영역이 충실히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최 회장과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장을 비롯해 30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경제단체장들은 국민과 회원 기업의 의견을 모아 공동 작성한 4대 분야 14개 안건의 정책 제언집을 이 후보에게 전달했다. 민주당의 공약인 정년 연장과 주 4.5일제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전달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제가 어느 날 갑자기 긴급 재정명령으로 (정책을) 시행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없다”며 “누가 일방으로 정해서도 안 되고 충분한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경제 채널 유튜버들과 경제, 주식 시장 등에 대한 생방송 대담도 진행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인위적인 세제 강화 등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후보는 “집은 주거용이지 투자용이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당위일 뿐,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주거를 투자 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을 길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신에 ‘내가 좀 살아야겠다’ 하는 곳에는 충분하게 주거를 공급해줘야 한다”며 “집을 사겠다는 것을 말리지 말고, 굳이 세금 때려서 억누르지 말고 그 시장은 놔두자”고 밝혔다.

미국과의 통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 상황에서 너무 서두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의 카드를 얘기하기 전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진짜 카드가 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주식 투자 문제에 대해서는 “장기 보유 투자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게 맞는다”며 “우리나라 주식 투자가 너무 단타 중심인 데는 장기로 (주식을) 보유해도 이익이 없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