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또 탄도미사일… “대러 수출용 성능점검 가능성”

입력 2025-05-08 18:59
시민들이 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여러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는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우리 군은 대러 미사일 수출 전 성능 점검 차원으로 평가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여러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 3월 10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대러 미사일 수출 전 성능 점검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합동참모본부는 8일 오전 8시10분~9시20분쯤 북한이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다양한 종류의 SRBM 수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SRBM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알려진 KN-23과 ‘북한판 에이태큼스’로 불리는 KN-24, 600㎜ 초대형 방사포 KN-25 등이 있다. 이날 발사는 KN-25가 주를 이뤘으며 KN-23이 일부 섞인 것으로 우리 군은 보고 있다.

북한 미사일은 최소 250㎞에서 최대 800㎞를 비행했다. 합참 관계자는 “250㎞ 정도로 짧게 날아간 건 목표물인 알섬(표적용 무인도)에 떨어트리기 위한 것이고, 알섬을 넘어서 100㎞ 더 날아간 미사일도 한두 발 있다”고 말했다. 250~350㎞를 비행한 미사일은 KN-25, 800㎞를 변칙 비행한 미사일은 KN-23으로 추정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 3월 10일 근거리탄도미사일(CRBM)를 발사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1월 6일 중거리급 극초음속탄도미사일, 같은 달 14일 SRBM 발사를 포함해 네 번째다. 북한은 1월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미국 본토를 겨냥한 도발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우리 군은 이번 시험발사가 대러 수출을 염두에 둔 행보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KN-23과 KN-25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주력 사용됐다. 추가 수출에 앞서 무기 성능을 개선하려는 작업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수출을 위한 성능 점검이나 비행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한 실험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KN-23과 KN-25의 실전 사용 데이터에 기초해 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실험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측의 대선 기간을 노려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도 담겼을 수 있다. 합참은 “어떤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미사일 발사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페이스북에 “군사 도발은 한반도의 안정을 해친다. 도발은 명백한 오판”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후보는 “도발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시도를 단념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