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창원 LG의 아시아쿼터 선수 칼 타마요(사진)가 폭발적인 기량을 앞세워 챔피언결정전을 지배하고 있다. LG는 타마요의 활약에 힘입어 적지에서 2승을 선점, 창단 첫 챔프전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LG가 왕좌에 오르면 최우수선수(MVP)는 타마요에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
LG는 9일 창원실내체육관으로 서울 SK를 불러들여 2024-2025 KBL 챔프전(7전4승제) 3차전을 치른다. LG는 SK와의 지난 원정 1,2차전을 모두 잡아내며 홈 코트에서 우승 축배를 들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역대 챔프전 1,2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84.6%(13회 중 11회)로 높다.
필리핀 출신 2001년생 포워드 타마요는 챔프전을 맞이한 LG의 강력한 무기였다. 202㎝의 큰 키에 내·외곽 득점력, 스피드, 몸싸움 능력까지 두루 갖춘 그는 정규리그 우승팀 SK의 수비를 어렵지 않게 뚫어냈다. 상대 수비의 성향에 따라 드리블 돌파와 슈팅, 포스트업 등 다양한 공격 옵션을 취사선택해 득점을 올렸다. 그는 1차전 24점, 2차전 27점으로 2경기 연속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다.
수비 기여 또한 빛났다. 타마요는 2경기에서 리바운드 17개를 걷어냈다. 동료 외국인 선수 아셈 마레이와 함께 제공권을 장악하고, SK 1옵션인 자밀 워니의 득점 봉쇄를 위한 협력 수비에도 적극 가담했다.
지난해 필리핀 국가대표로도 뽑혔던 타마요는 일본 B리그를 거쳐 올 시즌 KBL에 입성한 뒤 빠른 성장세를 보여줬다. 정규리그 평균 15.1점 5.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시즌 베스트5에 선정됐다. 챔프전에선 정규리그를 뛰어넘는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타마요는 2차전을 마친 뒤 “창원에서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3,4차전을 모두 이겨 시리즈 4연승으로 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겠다는 각오였다. KBL이 출범한 1997년부터 리그에 참가한 LG는 2000-2001시즌과 2013-2014시즌의 챔프전 준우승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타마요는 LG와 함께 새 역사를 맞이할 순간을 꿈꾸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