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에 담긴 기독교 정신으로 국민 통합 나서자”

입력 2025-05-09 03:02
이영훈(무대 위 가운데)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가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래목회포럼 주최의 정기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광복 80주년·한국선교 14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이 조기 대선을 앞둔 격변의 시기에 있는 가운데 애국가의 신앙 정신으로 국민 대통합을 이루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미래목회포럼(대표 황덕영 목사)은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애국가에 담긴 하나님의 섭리’를 주제로 정기포럼을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애국가에 담긴 기독교 정신을 되새기며 한국교회가 국민 통합과 사회 치유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래목회포럼 고문인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애국가는 단순한 국가의 노래가 아닌 하나님의 섭리와 기독교 신앙이 담긴 민족의 찬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애국가 중 원가사인 ‘하나님이 보호하사 우리나라 만세’ 구절은 단지 국가의 안녕과 영광만 외치는 게 아니라 분열된 민족이 하나님의 보호 안에서 다시 하나가 되길 바라는 기도”라며 “오늘날 교회가 분열된 사회 속에서 선언해야 할 신앙적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지 사회적 갈등을 중재하는 교회의 역할에 그쳐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처 입은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이들의 고통을 공동체 안에서 품으며 복음의 진리와 사랑으로 새로운 공동체를 세워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헌수 숭실사이버대 총장은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1906~1965)의 전 생애를 살피며 안익태가 미국에서 애국가 가사를 처음 접하게 된 사연과 기독교 신앙관을 바탕으로 작곡까지 하게 된 일화를 조명했다.

한 총장은 “안익태는 관용 정의 평화 박애 등의 청교도 정신이 미국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는 이러한 기독교의 청교도 사상을 우리나라가 건국의 기초로 삼아야 발전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고명진 수원중앙침례교회 목사는 1936년 작곡돼 당시 교회를 중심으로 불린 애국가의 의미를 짚었다.

고 목사는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던 안익태는 애국가를 작곡할 때 후렴부를 놓고 수년간 고심했다. 기도 중에 ‘하나님의 계시’로 완성했다고 전해진다”며 “애초 애국가는 찬송가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를 불렀던 교회는 민족이 기댈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하나님이 보호하사 우리나라 만세’ 구절은 교회 안팎에서 울려 퍼진 민족의 믿음이요 소망이었다”고 평가했다.

미래목회포럼은 공공기관과 학교의 애국가 제창 활성화를 제안했다. 또한 한국교회가 매년 광복절을 ‘애국가 기념 주일’로 제정하고 애국가를 찬송가에 다시 수록할 것을 요청하는 등 애국가를 통한 사회 통합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제시했다.

이상대 미래목회포럼 이사장은 “애국가는 세대와 이념, 갈등을 넘어서 우리 민족을 하나로 묶는 중요한 도구”라며 “독립운동가들이 애국가를 부르며 민족의식을 고취했던 것처럼 우리도 애국가를 통해 민족의 반목과 갈등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총평했다.

글·사진=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