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8일 어버이날을 맞아 6·25 전쟁 전사자인 고(故) 송영환 일병의 유해를 영정사진으로 복원해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합동으로 6·25 전사자의 얼굴을 복원한 첫 사례다.
국유단은 송 일병의 외동딸 송재숙(76)씨를 초청해 아버지 유해를 바탕으로 완성한 ‘2D 표준영정’과 감사패를 전달했다. 송 일병이 전사하던 당시 송씨는 세 살이었다. 그는 아버지 얼굴을 기억하기 위해 2020년 직접 국유단을 방문해 유전자 시료를 제공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이날 송씨는 평생 처음으로 마주한 아버지 영정 앞에 카네이션을 놓았다.
송 일병은 2013년 강원도 동해시 망상동에서 발굴돼 지난해 10월 238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9사단 소속 호국 영웅이다. 송 일병은 1950년 12월에 입대해 이듬해 3월 17일 정선 전투에 참전했다가 총상을 입고 전사해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송 일병 유해가 세상의 빛을 보기까지는 62년이 걸렸고, 신원 확인까지는 11년이 더 걸렸다. 이후 11개월간의 유해 복원 대장정 끝에 생전의 얼굴을 되찾을 수 있었다. 국방부는 수개월간 얼굴 복원 작업에 매달린 국과수 관계자에게도 표창을 수여했다.
이근원 국유단장은 “호국영웅의 얼굴을 복원하는 것은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켜낸 분의 명예를 선양하는 것을 물론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는 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원준 국과수 수석법의관은 “국과수가 얼굴 복원 감정을 통해 국유단의 6·25 전사자 신원확인과 그 넋을 기리는 데 협력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