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미 기자의 Song Story] “매일을 생일처럼 기쁘게 만드는 하나님 은혜 노래”

입력 2025-05-10 03:06
헤멜로워십 김경빈(왼쪽) 목사와 조유진씨가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찬양 ‘Birthday’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헤멜로’(Gemelo)는 스페인어로 ‘쌍둥이’라는 뜻입니다. 헤멜로워십의 두 명의 멤버는 자신들을 ‘15살 차이 나는 쌍둥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실제로 얼굴이 닮았다는 말도 종종 들었고 무엇보다 모두 하나님 형상으로 닮아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헤멜로워십 김경빈(41) 목사와 조유진(26)씨는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팀에 얽힌 사연을 들려줬습니다.

둘의 만남은 조씨가 초등학교 5학년이던 때 시작됐습니다. 서울 삼일교회(송태근 목사)에 함께 다니면서 얼굴을 익혔다고 했습니다. 조씨는 당시 청년이던 김 목사를 ‘아이들과 잘 놀아주던 형’으로 기억했습니다. 둘이 재회한 건 2016년, 조씨가 대학생으로 훌쩍 큰 뒤였습니다.

김 목사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다음세대 사역에 대한 꿈을 꾸고 있던 즈음 교회 앞 건널목에서 유진이를 우연히 만났다”면서 “다음세대가 나에게 ‘떼’로 몰려올 줄 알았지만 하나님께서는 단 한 명, 유진이를 보여주셨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사람은 만나면 줄곧 예배를 드렸고 때로는 버스킹이나 SNS 라이브방송도 이어갔습니다.

김 목사는 조씨를 나름 정성껏 돌봤지만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고 합니다. 1년 동안 서로 연락을 하지 않아 사실상 관계 회복이 어려운 수준이었을 때도 있었습니다. 김 목사는 “형이자 친구이며 아버지처럼 잘 해주고 싶었는데 그게 일방적인 방식이고 유진이에게 부담이 될 줄 몰랐다”면서 “그때 다음세대 전체는커녕 단 한 사람도 온전히 섬길 수 없다는 좌절에 빠졌다”고 돌아봤습니다.

이에 대해 조씨는 “20대 초반 어린 생각으로 형이 나를 너무 구속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형이 천사였다”며 웃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된 둘은 2021년 헤멜로워십을 결성하고 본격적인 찬양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발매한 찬양 ‘Birthday(생일)’는 조씨가 작곡하고 두 사람이 함께 작사한 곡입니다. 이 곡은 조씨가 일반 가요로 발표하려고 작곡을 했고 가사도 남녀의 사랑 이야기였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김 목사는 하나님의 사랑에 관한 내용이 곡에 더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판단했고 새롭게 작사했습니다.

“원래 가사는 생일 선물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우리가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선물로 표현하며 내용을 수정했어요. 우리는 노력도 없이 하나님의 은혜를 거저 얻었고 이 은혜가 우리의 매일을 생일처럼 기쁘게 만든다는 내용이에요. 작사할 즈음 친구 딸 돌잔치에 갔었어요. 아기는 가만히 있는데 온 식구가 그 아이를 웃게 하려고 재롱을 부리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 존재가 이 아이처럼 하나님을 기쁘게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함께 담았습니다.”

헤멜로워십은 오는 8월 정규앨범 발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조씨가 평소 관심이 많았던 컨트리음악을 기초로 한 찬양을 준비 중입니다. 조씨는 “컨트리음악은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하고 모든 여정을 끝내고 집에 돌아갈 때와 같은 평안을 느끼게 한다”며 “우리의 최종 목적지가 하나님 집인데 우리가 돌아갈 곳이 있다는 위로와 그 집으로 돌아가는 설레는 마음을 찬양으로 부르고 싶다”고 설명했습니다.

일 년에 한 번은 남미 선교를 떠나는 것도 헤멜로워십의 목표라고 합니다. “오는 11월 파라과이 등 남미 지역 교회들과 함께할 사역을 놓고 기도 중입니다. 대단하고 큰일이 아니더라도 현지에서 만나게 될 모든 이들과 하나님 안에서 따뜻한 시간을 보내길 소망합니다.”(김 목사) “많은 사람이 찬양사역이 힘들 거라고 예상하세요. 그런데 하나님을 전적으로 찬양한다는 게 부담이 아니라 기쁨이라는 것을 알리는 찬양팀이 되고 싶습니다.”(조씨)


박용미 기자 mee@kmib.co.kr